전장 4m 미만의 작은 몸집에 랜드로버 디펜더를 연상케 하는 각진 외관, 그리고 가솔린부터 순수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멀티 파워트레인까지 르노가 서브 컴팩트 SUV 시장에 던진 새 카드, ‘브리저 콘셉트(Bridger Concept)’가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바르셀로나 MWC 2026에서 공개된 브리저는 르노의 5개년 글로벌 신전략 ‘futuREady’의 핵심 선봉 모델로, 2027년 말 인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 캐스퍼와 베뉴가 장악하고 있는 서브 컴팩트 SUV 세그먼트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박스형 실루엣… ‘베이비 디펜더’의 귀환
브리저의 첫인상은 단연 디자인이다. 곡선 중심의 요즘 소형 SUV 트렌드와 달리, 직립형 차체와 박스형 각진 실루엣을 전면에 내세웠다.
랜드로버 디펜더 혹은 스즈키 짐니를 연상케 하는 정통 오프로더 감성이 물씬 풍기지만, 본질은 도심형 실용 SUV에 가깝다. 전면부에는 기존 다이아몬드 로고 대신 대형 ‘RENAULT’ 워드마크와 사각형 LED DRL을 배치해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스키드 플레이트, 메시 패턴 에어인테이크, 스포티 범퍼가 험로 이미지를 강조하고, 200mm의 지상고를 확보해 일상적인 비포장 구간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또한 후면부에는 스윙 방식 테일게이트와 외부 장착 스페어타이어를 달아 오프로더 감성을 끝까지 유지했다.
4m 미만에 400L 트렁크… 공간 효율의 비결
브리저의 진가는 공간 활용에서 드러난다. 전장 4m 미만이라는 물리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용량은 약 400L로, 동급 모델 중 최상위 수준이다. 2열 레그룸 역시 동급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간 효율은 직립형 차체 설계 덕분이다. 각진 루프라인이 헤드룸을 극대화하면서, 작은 외형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감을 만들어냈다.
신형 르노 더스터가 먼저 채택한 RGMP Small(Renault Group Modular Platform Small)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모듈식 아키텍처 덕분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유연하게 탑재할 수 있고, 개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가솔린·하이브리드·EV 삼박자
한편 브리저의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하이브리드와 순수 EV까지 시장별 수요에 맞춰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Autocar India에 따르면 EV 모델에는 35kWh와 55kWh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이 검토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는 더스터에 적용된 E-Tech 시스템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르노가 설정한 2030년 내연기관·전동화 모델 판매 비율 50 대 50 목표와 맥을 같이한다. 브리저의 멀티 파워트레인 구성은 단순한 라인업 확장이 아닌, 르노 전동화 전략의 실행 수단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한편 르노는 인도 생산 신모델로 더스터, 7인승 빅스터, 브리저를 포함한 4종을 예고한 상태이며 양산 출시는 2027년 말 인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중동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 시장 출시 여부는 아직 미확정인 상태로 국제 시장 반응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며 콘셉트 공개 단계인 만큼 실물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