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혀 엄두도 못 내는데 “중국인들만 척척”… 부동산 규제 틈타 서울 아파트 ‘홀라당’ 털렸다

서울 아파트, 중국인 매입 증가
내국인 거래는 급감… 역차별 논란
정부 규제 비웃는 외국인 ‘쇼핑’

강력한 대출 규제로 내국인의 부동산 매수가 급감한 가운데,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에 규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내국인 주춤한 사이 외국인은 매수 늘려

정부가 6월 27일 발표한 대출 규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내국인의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내국인이 거래한 집합건물은 7632건으로, 전월 같은 기간 대비 2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매수 건수는 120건으로, 전월 대비 14.3%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35명), 캐나다(8명) 순이었다.

내국인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만, 외국인은 자국 금융기관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국내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로 인해 국내 실수요자는 매수 여건이 제한되는 반면,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쉽게 자산을 확보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인, 왜 서울 부동산에 주목했나

서울 강남,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단지가 중국계 부동산 플랫폼에 소개되며 실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이 서울에서 취득한 집합건물은 1만3615건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매입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한국 부동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 가치다. 둘째, 자국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한국의 외국인 부동산 규제도 주요 원인이다.

중국은 외국인의 토지 소유 자체를 금지하고 있고,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현지 거주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반면 한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신고만으로 부동산 매입이 가능하다.

또한 한류, 생활 인프라, 환경적 요인도 중국인의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인천 등 중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지역 중심으로 매입이 늘고 있다.

역차별 논란에 국회·정부도 대응 나서

이 같은 상황은 한국인의 해외 부동산 취득 규제와 비교되며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인이 토지를 취득할 수 없고, 주택 구매도 1가구 1주택 원칙과 실거주 요건 등 강한 제약이 따른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상호주의 원칙에 기반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시 1년 이상 국내 체류, 6개월 이내 전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김은혜 의원은 외국인 부동산 취득 시 허가제를 도입하는 ‘역차별 방지법’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도 해외 자금의 불법 반입, 편법 증여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수요자 보호 위한 제도 정비 필요

현재 외국인은 한국 내 대부분의 부동산을 별다른 제한 없이 매입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인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실질적인 취득 자체가 어렵다.

이러한 제도 간극이 지속될 경우, 시장 왜곡과 실수요자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외국인의 투기성 매입에 따른 시장 불안, 실수요자 위축,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외국인 투자 증가 속에서 국민들이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는 만큼, 보다 균형 잡힌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