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보다 더 심각하다”… 3년째 끝나지 않는 악몽, 600대 기업 “제발 살려주세요” 눈물의 호소

“구해달라” 절규하는 기업들
트럼프 관세·내수 부진·전기료 폭탄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3중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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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3년째 부정적 전망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부에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경기 전망이 3년 넘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강화와 중국의 공급 과잉,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3일,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발표했다.

그 결과는 92.6으로, 기준치 100을 밑돌며 2022년 4월부터 무려 41개월째 부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전반에 걸친 경기 부진 속에서, 기업들은 “생존이 어렵다”며 정부에 구체적인 정책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제조업 장기 부진… 실적보다 기업 생존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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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3년째 부정적 전망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조업 분야의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8월 제조업 BSI는 87.1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에는 못 미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의약품(125.0), 반도체·전자통신장비(111.1)는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지만, 섬유·의복·신발(50.0), 석유정제·화학(74.1) 등 대다수 업종은 여전히 부진하다.

한경협은 “일부 업종의 수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지만,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수출을 서두른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여가·숙박(123.1), 도소매(110.6)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석화·시멘트 업계의 SOS…”전기료만 깎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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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3년째 부정적 전망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업계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전라남도와 함께 여수산단 입주기업의 전기요금을 현행 kWh당 182.7원에서 160~165원으로 낮춰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충청남도와 서산시는 대통령에게 대산석유화학단지를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들기만 해도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도 마찬가지다. 건설 수요 감소와 함께 환경규제로 인한 설비 투자 부담까지 겹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멘트업계는 연평균 5061억 원을 설비투자에 썼고, 그중 85%가 환경규제 대응에 쓰였다. 같은 기간 연평균 당기순이익은 4200억 원으로, 투자 규모가 수익을 초과하는 구조다.

협회는 “건설 수요 둔화로 인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환경 규제를 지키기 위한 설비투자를 유지하려면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눈치, 기업은 한계… 골든타임 놓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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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3년째 부정적 전망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의 요구는 구체적이다. 전기요금 인하, 환경 설비 투자 지원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산업 간 형평성과 한전의 누적 적자 문제 등을 이유로 지원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전반이 위기인데 특정 업종만 도와주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석유화학 등 일부 산업은 단기 회복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정부가 부담을 분담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침체 짙어지는 한국 경제, IMF보다 더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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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3년째 부정적 전망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경제를 둘러싼 주요 지표들도 모두 하락세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1.5%에서 0.8%로 낮췄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 역시 동일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도 2.6%에 그치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이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도 악화 일로다. 제조업체들의 29.4%는 ‘내수 부진’을 가장 큰 경영 애로로 꼽았는데, 이는 2004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재계는 현재 상황을 1997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평가하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처방보다는 구조 개편과 장기적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부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