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90% “주 4일제 적극 찬성”… 예상 완전히 뒤집은 반전 결과, 직원 만족도까지 상승

번아웃 줄고 업무 성과는 상승
직원 만족도까지 끌어올렸다
‘주 4일제’가 바꾼 새로운 흐름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기존의 편견을 완전히 뒤집었다. 많은 이들이 ‘주 4일제’ 도입을 우려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미국, 영국, 호주 등 6개국 140여 개 기업이 참여한 실험 결과, 근무일을 줄이자 직원들의 업무 능력과 건강이 모두 개선됐다. 기업 10곳 중 9곳은 실험이 끝난 후에도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번아웃 줄고 업무 집중도 높아져

보스턴칼리지 연구진은 6개월간 미국, 영국, 호주 등 6개국 141개 조직, 약 2,8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 삭감 없이 주 4일제를 실험했다.

연구 결과는 7월 2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발표됐다.

근무시간은 평균 39.1시간에서 34.5시간으로 줄었고, 일부 직원은 8시간 이상 감소했다. 근무시간 감소 폭이 클수록 긍정적인 효과도 뚜렷했다.

번아웃은 평균 2.83점에서 2.38점으로 낮아졌고, 직무 만족도는 7.07점에서 7.59점으로 올랐다.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지표도 각각 3.01점에서 3.29점, 2.93점에서 3.32점으로 개선됐다.

연구진은 수면 문제와 피로 감소, 업무 능력 향상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업들 “성과 있었다”… 제도 유지 의사 밝혀

실험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90% 이상은 실험 종료 이후에도 주 4일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험 1년 후 실시된 후속 조사에서도 직원들은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근무시간 단축은 직원 복지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정책 결정자와 기업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참여 기업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실험에 응했고, 고소득 국가에 기반한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표본 편향 가능성이 제기됐다.

설문조사 역시 주관적 응답에 의존했기 때문에 효과가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외 기업들 도입 확대 중

한국에서도 주 4일제를 시행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교육기업 휴넷은 2022년부터 전사적으로 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고, 직원 퇴사율은 줄었으며 채용 경쟁률은 최대 10배까지 높아졌다.

포스코, SK텔레콤 등 대기업들도 주 4일제 또는 주 4.5일제를 시범 운영 중이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제도 도입에 나서고 있다.

해외 기업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은 주 4일제 시행 후 직원 생산성이 40% 증가했고, 전기 사용량은 23% 감소했다.

아이슬란드와 독일, 영국 등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긍정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제도 도입, ‘일의 재설계’가 관건

이번 연구는 주 4일제가 업무 효율성과 직원 복지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업종, 업무 특성, 조직 문화 등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성과를 내려면 단순히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업무 방식 재설계와 소통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정책 도입에 앞서 치밀한 준비와 시범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