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독점 깨고 삼성 손 잡은 애플
이재용 회장, 연이은 글로벌 수주 성과
미국 오스틴에서 시작되는 기술 대전환
삼성전자가 애플에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게 됐다.
기존에 일본 소니가 독점하던 부품 공급 체계를 깨고, 애플이 삼성과 손잡은 것이다.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양사가 협력해 차세대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이 공개되면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 반등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애플, 소니 아닌 삼성 택한 이유
애플이 삼성전자를 새로운 부품 공급사로 선택한 데에는 소니 이미지센서 공급 차질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2023년 아이폰15 출시 당시 소니의 센서 공급이 지연되면서 애플은 부품 수급 안정성에 문제를 느꼈다. 이에 따라 단일 공급사 의존도를 줄이고, 프리미엄급 이미지센서를 공급할 수 있는 삼성과 협력에 나선 것이다.
애플의 미국 내 현지 생산 확대 전략과도 맞아떨어졌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 이미지센서 생산이 가능해 공급망 다변화, 관세 회피 등 여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기술력도 검토 대상이었다. 삼성은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상용화, 나노 프리즘 등 고급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해왔으며, 애플이 요구한 고사양 이미지센서도 충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부진한 반도체 부문, 반전의 기회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은 최근까지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엑시노스 채택률 하락, 이미지센서 점유율 정체, 파운드리 수율 저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올해 2분기에도 약 2조 원대 후반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그러나 테슬라에 이어 애플까지 대형 고객사 확보에 성공하면서 수익 구조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은 연간 2억 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삼성 이미지센서가 향후 이 라인업에 포함될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51.6%, 삼성전자는 15.4%다.
‘시스템반도체 1위’ 현실로 다가오나
이번 공급 계약은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대 전략과 맞물려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해당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열린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워싱턴에서 관세 문제 논의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테슬라를 연이어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교수는 “이러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이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구조적인 전환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기술력, 생산역량, 공급망 대응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번 애플 이미지센서 공급은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