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휘재가 긴 공백을 깨고 마침내 지상파 무대에 복귀했으나,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한 조용한 행보를 택해 복귀 첫날부터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은 아침 일찍부터 활기가 넘쳤다.
이날은 ‘2026 연예계 가왕전 특집’으로 꾸며져 조혜련, 홍석천, 문세윤 등 기라성 같은 예능인들이 대거 출격했다. 하지만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약 4년 만에 방송 복귀를 알린 이휘재의 등장이었다.
이휘재만 보이지 않은 출근길
통상 ‘불후의 명곡’ 녹화 날에는 출연진들이 정해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출근길’ 행사가 이어진다. 이날 역시 김신영, 박성광 등 동료 방송인들은 밝은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며 현장 분위기를 돋웠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이휘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의 눈을 피해 별도의 동선으로 녹화장에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만의 공식 석상이라는 점에서 그의 근황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던 취재진과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테리우스’에서 ‘쌍둥이 아빠’까지… 예능 정상 지켰던 34년
1992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데뷔한 이휘재는 90년대 중반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통해 “그래, 결심했어!”라는 국민적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최정상급 인기를 누렸다.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로 ‘이바람’, ‘테리우스’라 불리며 예능계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그는 이후 탁월한 진행 능력을 인정받으며 MC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특히 2013년부터 아들 서언·서준 형제와 함께 출연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주었다. 초보 아빠의 고군분투기와 쌍둥이의 성장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것이다.
그 결과 2015년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처럼 30년 넘게 예능계 중심에서 활약해온 베테랑인 만큼 그의 공백은 방송가에서도 큰 공백이었다.
캐나다 이주와 은퇴설 딛고… ‘가왕전’ 무대로 재기 노려
화려했던 이력 뒤에 찾아온 시련은 거셌다. 2021년 아내 문정원의 층간 소음 및 장난감 관련 논란을 시작으로 이휘재 본인의 인성 논란까지 겹치며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2022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떠난 소식이 알려지며 연예계에서는 ‘사실상 은퇴가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긴 침묵을 깨고 선택한 복귀 무대는 노래로 승부하는 ‘불후의 명곡’이었다.
비록 출근길의 당당한 인사는 생략되었지만, 무대 위에서 그가 어떤 진심을 보여줄지가 관건인 가운데 이휘재의 복귀 무대가 담긴 ‘불후의 명곡’은 오는 28일과 내달 4일, 2주간 시청자를 찾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