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는 잘나가는데 日서는 힘 못써”…결국 신차 출시로 반전 노리는 BYD

일본 전기차 시장, 쉽지 않은 싸움
중국 전기차 BYD, 경차로 승부수
브랜드 이미지 넘어 실적이 변수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BYD가 유독 고전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이다. 하지만 BYD는 이 같은 흐름을 깨기 위해, 일본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한 새로운 ‘경차’ 모델로 정면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브랜드 신뢰와 실적을 모두 얻기 위한 시도로 내년 하반기 일본 출시를 앞둔 경형 전기차가, BYD의 시장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로는 성과 있지만…시장 벽은 여전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올해 상반기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6.0％(1천782대)를 기록했다.

2023년 1.5％(1천409대), 2024년 3.7％(2천383대)에 이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 시장의 특수성 앞에서는 여전히 제한적인 실적이다.

BYD는 지금까지 소형 SUV ‘아토3’를 시작으로, 해치백 ‘돌핀’, 중형 세단 ‘씰’, SUV ‘씨라이언7’ 등을 출시해왔다. 그러나 일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경차’ 라인업을 비워둔 채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이다.

‘경차’라는 맞춤 해답…신차로 정면 돌파 시도

BYD가 내놓을 신형 경차 BEV는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춰 별도로 개발된 전기차 모델이다. 내연기관 차량을 기반으로 한 개조 모델이 아니라, 처음부터 경차로 설계된 순수 BEV라는 점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일본에서 경차는 세컨드카 개념이 강해, 짧은 주행거리도 수용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BEV 진입장벽이 낮고, BYD가 공략하기에 적절한 세그먼트”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모델은 일본 외 지역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라, 실패할 경우 기업 입장에선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이 글로벌 전략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시장 공략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BYD가 수익성이 낮은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는 글로벌 차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BYD는 일본 진출을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닌 브랜드 신뢰 확보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내년 경차 출시 이후 그 성패에 따라 중국 자동차 브랜드 전반의 인식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BYD가 지향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신흥국 시장에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선진시장에서의 성공이라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 시장 공략은 단기적인 수익성의 관점을 넘어서는 선진시장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도전과제라는 해석이다.

보조금 정책과 반중 정서가 변수

한편 BYD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보고서는 중국 브랜드를 견제하기 위한 일본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경을 첫 번째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미중 갈등 여파와 반중 정서 확산도 부담 요소다.

특히 일본은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유독 높고 경차 비중이 높은 독특한 시장으로 외국 브랜드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장벽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장벽 속에서도 BYD가 일정 이상의 성공을 거둔다면,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전반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내년 경차 출시가 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