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방 내주나?”…진출 1년 만에 포르쉐·아우디 제친 ‘중국’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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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1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5위 달성 (출처-BYD)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포르쉐와 아우디를 제치고 브랜드 순위 5위에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2026년 1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통계에 따르면 BYD는 1,347대를 기록하며 볼보, 아우디, 포르쉐 등 전통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밀어냈다.

2025년 초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년여 만에 거둔 성과로, 중국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인 속도다. 이번 순위 변동은 단순한 판매 실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월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은 20,96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7.6%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전기차가 21.1%(4,430대)를 차지했다.

특히 BYD의 약진은 가솔린과 디젤이 각각 2,441대, 140대에 그친 가운데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정윤영 부회장은 “신규 브랜드 효과와 전기차 판매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90% 수직계열화로 구축한 원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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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자동차 제조 공장 (출처-BYD)

BYD의 핵심 전략은 배터리부터 반도체까지 90%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파괴’다. 동급 세그먼트 경쟁 모델 대비 20~30%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도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인포테인먼트 사양에서는 뒤지지 않는 구성을 갖췄다.

이는 2025년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229.7% 판매 성장률을 기록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테슬라가 EU에서 27% 판매 감소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인프라 투자도 공격적이다. 2025년 말 기준 전국 32개 전시장과 16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한 BYD는 2026년 말까지 전시장 35개, 서비스센터 26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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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주 서비스센터 (출처-BYD)

라인업 측면에서도 연초 출시 예정인 소형 해치백 ‘돌핀’과 연내 도입 목표인 PHEV 모델(DM-i)을 통해 기존 아토 3, 씰, 씨라이언 7에 이어 선택 폭을 넓힌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 판매 목표를 1만대로 설정, 2025년 6,000대 이상 판매 실적의 두 배 수준을 노린다.

현대차 입지 위협하는 ‘중국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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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 (출처-현대차그룹)

업계는 BYD의 성장세를 현대차그룹의 내수 방어력 시험대로 평가한다. 2026년을 전기차 전략의 ‘골든타임’으로 보는 이유는, 이 시기에 점유율을 지키지 못하면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6년 말 안성 배터리 캠퍼스 준공과 미드망간(NMX) 배터리 상용화를 계획 중이지만, 기술 궤도 안착 전까지는 BYD 공급망에 의존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

더욱이 BYD는 터키와 헝가리에 각각 연산 15만대 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6년형부터 관세 0% 적용 ‘메이드 인 유럽’ 체제를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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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자동차 제조 공장 (출처-BYD)

이는 EU 관세 정책이 오히려 중국 기업의 현지화를 가속화해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국내 시장도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가성비 중심 시장 재편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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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라이언 7 (출처-BYD)

BYD의 약진은 한국 수입차 시장이 브랜드 프리미엄보다 실용 가치를 우선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1월 BMW(6,270대), 벤츠(5,121대), 테슬라(1,966대), 렉서스(1,464대)에 이어 5위를 차지한 것은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와 신흥 전기차 브랜드 사이에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추구하는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브랜드가 단기간에 프리미엄 세그먼트까지 위협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 많은 중국차 브랜드의 국내 상륙이 예고된 상황에서 시장 경쟁 구도에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제조사들이 배터리 기술 자립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BYD의 성공 사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내수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며 2026년은 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