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크로스오버에만 의존하더니 “처참한 상황”…쉐보레 판매 실적 ‘곤두박질’

상반기 판매량 8411대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
트럼프 관세로 철수 우려까지
Chevrolet First Half Earnings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처-쉐보레)

올 상반기 쉐보레의 내수 시장 판매량이 1만대 아래로 추락했다. 신차 출시가 계속 미뤄지는 데다 기존에 판매하던 차량들마저 사라지면서 내수 판매가 악화했다.

특히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부재하면서 BMW·메르세데스-벤츠·테슬라 등 수입차 브랜드들보다도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만 대도 안 팔린 쉐보레…“수입차보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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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출처-연합뉴스)

올해 1~6월 쉐보레의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8,41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 줄었다. 월별 판매량을 보면 3월 1,300여 대, 5월 1,427대, 6월엔 1,266대로 점점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초만 해도 1,500대 선이었지만 반등은 없었다. 특히 2016년 쉐보레가 국내 판매 3위 자리를 차지하던 때와 비교하면, 무려 90% 가까운 감소세다. 최근 3년간 상반기 판매량도 해마다 줄었다.

2022년 1만7,500여 대, 2023년 1만7,200여 대, 2024년엔 1만3,200여 대까지 감소하다가 올해는 결국 1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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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 (출처-쉐보레)

내수 시장에서 이 정도 수치는 수입차보다도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BMW는 3만8,282대, 벤츠는 3만2,562대, 테슬라는 1만9,223대를 기록했다. 쉐보레는 이들과의 경쟁에서도 완전히 밀린 셈이다.

트랙스 하나로 버텼지만 한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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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처-쉐보레)

쉐보레의 판매 실적은 거의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의존하고 있다. 트랙스는 올 상반기 6,688대가 팔리며 전체 실적의 79% 이상을 차지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499대, 트래버스 100대, 콜로라도 66대, 타호 42대, 이쿼녹스는 16대에 불과했다.

실질적으로 쉐보레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차종은 SUV 라인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콜로라도 등 세 가지뿐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대형 SUV 타호, 준대형 트래버스 등은 시장 반응이 미지근해 단종 수순을 밟았다. 결국 ‘볼륨 모델’이라 부를 만한 차가 트랙스 크로스오버 하나뿐인 구조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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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호 (출처-쉐보레)

여기에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모델조차 쉐보레는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로 판매를 늘려가고 있지만, 쉐보레는 여전히 가솔린 중심 라인업에 머물러 있다.

신차도, 미래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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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 (출처-쉐보레)

또한 쉐보레는 트래버스, 이쿼녹스의 완전변경 모델과 전기차 이쿼녹스EV는 국내 출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테스트 차량이 국내에서 목격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없다.

특히 이쿼녹스EV의 경우, 지난해 2월 GM한국사업장 신년 간담회에서 헥터 비자레알 사장이 출시를 예고했고 같은 해 9월에는 환경부 인증까지 완료했다. 그럼에도 출시 일정은 감감무소식이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순히 신차만 내놓는다고 해결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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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쿼녹스 EV (출처-쉐보레)

한 업계 관계자는 “SUV 시장은 경쟁이 심한 만큼, 외국에서 들여오는 형태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생산지까지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수설까지…위기의 쉐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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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앞두고 출고되는 쉐보레 차량들 (출처-연합뉴스)

올 상반기 쉐보레가 기록한 8,121대의 실적은 GM대우에서 전환된 이후 ‘최저 수치’다. 일부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치에 따라, 한국 생산 차량의 수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 철수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때 한국 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쉐보레지만 지금은 브랜드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으로 가는 수출 물량이 많아질수록 한국 생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철수는 없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은 분명히 위험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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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미국 판매점 (출처-쉐보레)

한편 캐딜락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GM이 함께 관리하는 캐딜락 브랜드는 최근 에스컬레이드와 리릭을 제외한 전 차종을 단종했으며 상반기 판매량은 327대로 지난해보다 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