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넘는 업체 난립하더니 “보조금 손대는 정부”…中 전기차 업계 ‘대혼란’

中 전기차 과잉 생산 문제 직면
3천만 대 생산해도 낮은 수익성
출혈 경쟁 끝, 업계 전반 대혼란
China EV Industry Crisis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웨리라이의 허페이 공장 (출처-연합뉴스)

한때 국가 주도의 파격적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했던 中 전기차 시장이, 이제는 정반대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업계 전반이 혼란에 빠졌다. 그 중심에는 무분별한 업체 난립과 감당할 수 없는 과잉 생산이 있다.

시장 키운 건 정부였는데…이젠 ‘채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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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기 오성홍기 (출처-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2022년부터 소비자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생산 현장까지 규제를 확대하며 기업들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3개 전기차 업체가 시장에 진입했으며, 이로 인한 과잉 생산 문제가 심각해졌다. 현재 중국 내 자동차 재고는 350만 대에 달하고, 일부 공장은 절반도 안 되는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이어졌고, 올해 BYD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최대 30%에 달하는 할인전을 벌이며 출혈 경쟁을 심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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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매장 (출처-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고, 일부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제2의 헝다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정부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중국 17개 주요 전기차 제조사는 ‘공급망 안정 협약’을 맺고 무리한 가격 인하를 자제하며, 협력사에는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보조금 부정 수급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BYD, 체리 등 다수 업체가 부당하게 수령한 보조금 규모는 약 5300만 달러, 한화로 730억 원에 달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 환수도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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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기차 ‘한’ (출처-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보조금 회수 조치는 이미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중국 전기차 업체에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1위 생산량에도 이익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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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샹의 창저우 생산공장 (출처-연합뉴스)

중국은 연간 30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며 세계 최대 제조국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생산량만큼의 수익은 따라오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 관료 출신 황치판 국가혁신발전전략연구회 부주석은 지난 10일 베이커 경제 연례총회에서 “중국 자동차산업의 전체 수익은 도요타 한 곳의 이익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토요타는 지난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순이익 45조 원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상장 승용차 업체 18곳 중 13개 흑자 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약 1226억 위안(약 23조 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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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업체 토요타 (출처-연합뉴스)

여기에 적자 기업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실질 순이익은 17조 원대로 토요타의 38% 수준이다. 토요타가 차량 한 대당 평균 440만 원을 남기는 반면, 중국 대표 업체 BYD는 180만 원에 그치는 수준인 것이다.

이에 황 부주석은 “중국 제조업은 이제 양에서 질로 전환할 시점”이라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수익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의 한 IT 전문매체는 최근 “자동차산업이 소프트웨어, 칩, 지식재산권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는 보조금과 생산량 위주의 성장이었지만, 이제는 제품 가치를 높이는 기술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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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전기차 제조공장 (출처-연합뉴스)

해당 매체는 “지금 중국 자동차산업은 ‘크지만 강하지 않은’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술 프리미엄 역량을 키워 가격 아닌 가치로 승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