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들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예상 밖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 결과 정부 보조금 조기 확정과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맞물리며 1월 전기차 판매량이 5733대를 기록, 전년 동기(2378대) 대비 141.1% 급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중국 브랜드의 약진이다. BYD는 1월에만 134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출시 첫해인 2025년 6017대를 등록하며 전체 12위에 오른 BYD는 2000만원대 초반의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차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보조금 확정+가격 인하, ‘더블 효과’
통상 1월은 보조금 지침 확정이 늦어지며 출고가 지연되는 비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가 비교적 이른 시점에 보조금 기준을 확정하면서 대기 수요가 일제히 시장으로 유입됐다.
2026년 신설된 전환지원금(최대 670만원)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갈아타는 수요를 자극했다. 여기에 현대차, 테슬라, BYD 등 주요 제조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판매가를 낮추거나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실구매가가 대폭 하락했다.
보조금과 할인이 중첩되며 일부 모델의 경우 실구매가가 1000만원 가까이 낮아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업계는 이를 ‘더블 효과’로 부르며 시장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꼽는다.
BYD ‘돌핀’ 출격, 추가 中브랜드 대기 중
BYD는 라인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5일 2450만원에 구매 가능한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국내 출시했다.
기존 아토3, 씰, 씨라이언 7에 이은 네 번째 모델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엔트리 모델을 추가해 수요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브랜드의 추가 진입도 본격화된다. 상반기 중 지커(Zeekr)와 샤오펑(Xiaopeng) 등이 국내 시장 진출을 예고했으며 중형 이상 SUV와 세단 중심의 라인업으로 구성될 예정이어서 가격 경쟁력과 첨단 사양을 앞세운 공세가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은 43%까지 상승했으며, 4분기에는 수입차가 국산을 처음 앞질렀다는 점에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격 경쟁 더 치열해질 것”
한편 업계는 긍정과 우려를 동시에 내비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효과와 가격 인하가 겹치면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면 판매 경쟁뿐 아니라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조금 축소 우려와 소비 심리 위축 등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한국 전기차 시장은 22만1025대를 등록하며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해 ‘재확장 시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26년 들어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결국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향방은 중국 브랜드의 공세와 국산 업체의 대응 전략, 그리고 정부 보조금 정책의 안정성이 맞물려 결정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시장 성숙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