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외관에 현대적 성능을 더한, 단 10대뿐인 SUV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랜드로버 클래식이 최근 공개한 ‘디펜더 V8 처칠 에디션’ 이야기다.

이 모델은 단순한 복각이 아니다.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에게 1954년 선물로 전달된 ‘시리즈 I’을 오마주해, 원조 모델의 헤리티지를 정교하게 복원한 동시에 고성능 V8 엔진과 첨단 주행 시스템을 더해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원조 ‘군용차’ 감성, 현대적으로 재해석

디펜더 처칠 에디션은 2012~2016년 생산된 디펜더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전면부 메쉬 그릴, 아연 도금 범퍼, 매트 블랙 헤드램프 테두리, 16인치 브론즈 그린 휠 등은 모두 1950년대 오리지널 랜드로버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다.

외장 컬러는 랜드로버 시리즈 I의 상징이었던 ‘브론즈 그린’을 그대로 복원했다. 차체 구성은 ‘90’과 ‘110’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며, ‘90’ 모델은 스테이션 왜건과 소프트톱 중 선택 가능하다.

소프트톱 모델은 캔버스 루프를 얹고 측면과 후면을 걷어내 오픈 톱 주행도 가능하며 고속 주행 중 루프 고정력을 강화하기 위한 별도 장치도 탑재됐다. 전용 배지와 번호판 ‘UKE 80’ 데칼 역시, 처칠에게 전달된 실차를 그대로 반영한 디테일이다.

실내는 럭셔리, 감성은 ‘올드 스쿨’

차량 내부는 세미 아닐린 보틀 그린 윈저 가죽과 에보니 트림을 조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센터페시아에는 무려 처칠이 애용했던 샴페인 브랜드 ‘폴 로저’에서 영감을 받은 전용 시계가 자리잡았다.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주를 이루는 최신 디펜더와 달리, 클래식 라디오 헤드유닛에 내비게이션, DAB 라디오, 블루투스 기능을 통합해 ‘올드 스쿨 감성’을 강조했다.

또한 전자식 변속기가 탑재돼 현대적 편의성도 챙겼으며, 조수석에는 녹색 손잡이까지 더해 군용차 특유의 실용적 느낌을 이어갔다.

한편 디펜더 처칠 에디션의 심장은 5.0리터 V8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405마력, 최대토크는 52.5kg·m 발휘하며 ZF의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90’ 모델 기준 제로백은 5.9초, ‘110’은 6.1초다.

최고 속도는 세 차체 모두 시속 170km로 제한됐으며 아이박 코일 스프링, 빌슈타인 댐퍼, 알콘 브레이크 등 고성능 부품도 기본으로 장착돼 주행 성능 향상에 집중했다.

가격은 기본형 기준 23만2500파운드(한화 약 4억3천만원), 소프트톱은 24만2500파운드(한화 약 4억5200만원)부터 시작하며 모든 차량은 ‘랜드로버 클래식 웍스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통해 1대씩 맞춤으로 제작된다.

랜드로버 관계자는 “1954년 처칠에게 전달된 차량의 헤리티지를 가장 정교하게 구현한 모델”이라며 “영국 군용차의 상징인 디펜더를 바탕으로, 역사적 의미와 현대 기술을 함께 녹여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