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 수요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가 2026년 2월 말부터 최근 한 달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친환경 중고차 구매 문의가 직전 한 달 대비 약 2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수요 급증은 단순한 친환경 트렌드가 아니다. 유류비 부담이 현실적 압박으로 다가오면서, 연료 효율을 최우선 구매 기준으로 삼는 ‘실속형 소비자’가 중고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로 읽힌다.
감가율이 무기다…넥쏘 78%, 아이오닉5 43% 하락
친환경 중고차의 최대 매력은 신차 대비 압도적인 감가율이다. 현대차 넥쏘(수소차)는 최저 1,686만원대로, 신차 대비 무려 78%의 감가율을 기록하며 조사 대상 모델 중 가장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초기 구매 비용과 연료비 절감이라는 두 가지 실익을 동시에 노리는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국산 전기차 대표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5는 최저 2,896만원으로 신차 대비 약 43% 낮은 가격을 형성했으며 테슬라 모델3 역시 최저 3,531만원으로 신차 대비 47% 수준까지 내려오며 전기차 입문 수요를 집중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 실용적 크기와 넓은 적재 공간을 선호하는 패밀리 구매자층에서는 테슬라 모델Y(최저 3,791만원)가 꾸준한 유입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프리미엄까지…전 세그먼트로 수요 확산
수요 확산은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가 평균 3,712만원대에 형성되며 패밀리 SUV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역시 평균 4,365만원 수준에서 안정적인 선호를 유지하며 세단 수요층을 붙잡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의 가격 움직임이다. 제네시스 GV60은 전월 대비 4.9% 가격이 하락해 친환경 주요 모델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고급 전기차를 노리는 소비자에게 유효한 매수 시점으로 평가한다.
신차 시장 선행 지표가 중고차 수요 예고
한편 이번 중고차 수요 급증은 예고된 흐름이었다. 2026년 2월 국내 전기차 내수 판매는 3만 6,3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6.2% 폭증했으며, 친환경차 전체 판매도 7만 6,137대로 26.3% 증가했다. 정부 보조금 조기 확정으로 대기 수요가 2월에 집중 분출된 결과로, 이 열기가 중고차 시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전환이 더딘 소비자층을 위한 현실적 완충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행거리 불안(레인지 액시어티)을 해소하면서도 연비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 연령대에 걸쳐 고른 수요가 확인된다.
첫차 관계자는 “유가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연료 효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실속형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감가율이 높은 친환경차를 선택할 경우 유류비 절감과 초기 비용 부담을 동시에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 불안이 언제 해소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고 친환경차 시장의 ‘가심비’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