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3대 중 1대는 중국산?…22만 대 폭증에도 웃지 못한 현대차·기아

전기차 22만 대 돌파 반등
중국산 점유율 33.9% 점령
현대차 3위 추락 안방 위기
Electric Vehicle Sales Increase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50% 급증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전기차 시장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연간 판매량 22만 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정작 시장을 주도해온 현대차·기아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전체 판매량은 50.1%나 급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그 결실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 수입 모델들이 독식하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뒤흔드는 공급망의 변화가 숨어있다.

사상 첫 침투율 13% 돌파… ‘캐즘’ 비웃은 반등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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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50% 급증 (출처-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22만 177대로 집계됐다.

신차 10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일 만큼 대중화에 속도가 붙으며, 수치상으로는 수요 정체기인 ‘캐즘’을 완벽히 극복한 모습이다.

이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판촉 경쟁, 그리고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 다양한 신규 모델 출시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경북 지역은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침투율 16.2%를 기록하며 열풍을 주도했다.

“실속은 중국이?”… 점유율 33.9% 장악한 기가상하이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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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Y (출처-테슬라)

문제는 성장의 질이다. 이번 반등의 진짜 주인공은 현대차나 기아가 아닌, 중국 기가상하이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 Y였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 Y는 전년 대비 169.2% 성장하며 5만 397대가 팔려나가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향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2.4% 폭증한 7만 4,728대에 달했다.

이는 전체 시장의 33.9%를 장악한 수치로, 이제 도로 위 전기차 3대 중 1대는 사실상 중국 공급망의 결과물이라는 통계가 증명된 셈이다.

현대차의 3위 추락과 굴욕… ‘안방 사수’ 위한 소형 신차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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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2 (출처-기아)

제조사별 순위에서도 충격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6만 609대를 판매하며 간신히 1위를 수성했으나, 테슬라가 5만 9,893대를 기록하며 수백 대 차이로 2위 자리를 꿰찼다. 반면 현대차는 5만 5,461대에 그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안방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에 밀린 현대차·기아는 올해 아이오닉 3와 EV2 등 가격 접근성을 높인 소형 전기 SUV 라인업을 투입해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3,000만 원대 실구매가를 무기로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불을 놓고, 점유율 회복의 중책을 완수한다는 전략이다.

정책적 지원사격 강화… 2026년 보조금 개편과 산업 생태계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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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출처-LG에너지솔루션)

한편 정부 역시 내연차 폐차 시 최대 10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전환 지원금’을 신설하고, 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에 유리하도록 보조금 체계를 개편하며 산업 생태계 수호에 나섰다.

2026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전년 대비 30% 늘어난 9,360억 원 규모로 편성된 만큼, 국산차 업계는 이를 활용해 실질적인 구매 혜택을 늘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결국 안방을 지키기 위한 기술 혁신과 정책적 방어가 성공할 수 있을지, 올해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