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가기 무섭네”…운전자들 휘발유값 1900원 찍자 몰렸다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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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주유소 (출처-에쓰오일)

고유가 충격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서자 전기차 전시장에 발길이 몰리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3만5,766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70% 급증한 수치로 단순한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최대 940만원 가격 인하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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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30 (출처-볼보)

기아는 1만4,488대를 판매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월간 1만대를 돌파했다.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 가격 인하와 고유가 상황이 맞물린 ‘완벽한 타이밍’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3월 초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80달러대로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것도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전기차 수요 급증의 또 다른 배경에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방위 가격 인하 경쟁이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말 주요 차종 가격을 최대 940만원 낮췄고, 볼보코리아도 EX30 가격을 최대 761만원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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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5 (출처-기아)

여기에 국내 업체들도 가세했다. 기아는 지난 2월 EV5 롱레인지와 EV6 가격을 각각 280만원, 300만원 내렸고, 현대차는 3월 계약 후 4월 내 출고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오닉 시리즈와 코나 일렉트릭 구매 시 10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인하는 글로벌 전기차 경쟁 심화에 대한 대응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019년 0.5%에서 2025년 12.8%로 급증하면서 현대차·기아를 압박하고 있다.

EU가 추진 중인 산업가속화법(IAA)은 부품의 70%를 역내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함께 생산 전략 재편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기아는 이미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이달부터 EV2 생산을 개시했다.

수입차 시장, 전기차 점유율 4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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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Y (출처-테슬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약진이 두드러진다. 2월 국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2만7,190대 중 전기차가 1만819대로 39.8%를 차지했다. 이중 테슬라 모델 Y는 7,868대가 팔리며 수입차 1위, 전체 차종 중 2위에 올랐다.

다만 하이브리드가 1만3,721대(50.5%)로 여전히 전기차를 앞서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충전 인프라, 배터리 가격,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등 전기차의 고질적 진입장벽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가격 인하가 맞물리면서 현장에서 전기차 문의가 다소 늘었다”며 “다만 이는 현재의 수요 급증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전기차 판매 급감과 하이브리드 수요 급증이 동시에 나타난 바 있어, 유가 변동에 따른 ‘진동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조적 전환이냐, 일시적 반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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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5 (출처-현대차)

한편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전기차 수요가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2024~2032년 연평균 5.9% 성장이 예상되며,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 하락이 전기차 채택을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일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EU의 신규 규제 등 정책 변수가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