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48.4% 급증
보조금 75% 조기 소진
연말 14만대 돌파 예상
올해 초 전기차 판매 부진 뉴스가 연일 쏟아졌던 게 무색할 정도로 실상은 정반대다. 8개월 만에 판매량이 무려 48.4%까지 급증한 것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차 출시와 보조금 정책이 맞물려 내수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만대 돌파, 작년 전체 기록 넘볼 기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14만245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5998대 대비 48.4%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안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14만6734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전기차가 전체 신규 등록 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8.9%에서 올해 12.7%로 3.8%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지난달 판매량은 2만4409대로, 지난 4월 이후 다섯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협회는 판매 호조의 핵심 배경으로 신차효과를 꼽았다. 지난 5월 출시된 테슬라 모델Y 주니퍼는 2만8천대 이상 팔리며 수요를 견인했다. 기아 EV3와 레이EV,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보급형 모델도 소비자 선택을 넓혔다.
더불어 정부 보조금 지급 시기가 앞당겨지고 제조사들의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산과 수입차 모두 고른 성장세
국산 전기차 판매는 같은 기간 8만6777대로 전년 대비 48.2% 증가하며 전체 시장의 60.9%를 차지했다. 수입 전기차는 5만5679대가 팔려 48.6%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산 차량의 약진이 눈에 띈다. 4만2932대로 69.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Y 등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대미 수출이 제한되고 현지 전기차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수 전기차 시장 활성화가 국내 전기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이라며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국내 제조 기반 유지를 위해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등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예산 소진 속도 빨라…지자체 대응 필요
다만 판매 증가에 따른 우려도 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KAMA에 따르면 현재 보조금 지급률은 약 75.2% 수준이다. 이 속도라면 연말까지 버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KAMA는 “연말 보조금 조기 소진으로 소비 수요가 갑작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추가 예산 편성과 충전 인프라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기차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충전 편의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꼽혔다. 구매는 했지만 충전이 어렵다면, 소비자의 만족도는 곧바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