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두고 대체 부품 강제 적용 “선택권 침해 vs 보험료 절감?”…차주들만 ‘날벼락’

내달부터 인증부품 우선 적용
정품 원하면 차액 자비부담
소비자 반발과 청원 확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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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약관 개정 논란 (출처-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자동차를 보험으로 수리할 경우, 보험사가 정품 대신 ‘품질인증 부품(대체부품)’을 기준으로 수리비를 책정하게 된다.

소비자가 정품 부품을 원하면 차액은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보험료 절감을 명분으로 한 금융당국의 결정이지만, 차주들 사이에선 ‘선택권 침해’라며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약관 변경…소비자 반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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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출처-연합뉴스)

이번 변경은 금융감독원이 개정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른 것으로, 8월 16일 이후 체결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핵심은 보험사가 국토교통부가 인증한 대체부품을 우선 기준으로 삼아 보험금을 산정한다는 점이다.

국토부 인증 부품은 성능이나 품질 면에서 OEM(정품) 부품과 유사하지만 가격은 평균 30~40% 저렴하다. 그러나 실제 사용률은 0.5%에 불과할 만큼 소비자 신뢰가 낮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인증부품을 선택할 경우 부품 가격의 25%를 환급받는 특약이 있었지만, 이 또한 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 대체부품 사용이 기본이 되므로, 환급 유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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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약관 개정 반대 청원 (출처-청원24)

청원 사이트 ‘청원24’에는 이미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차량 수리는 안전과 직결되는데, 제조사가 보증하지 않는 부품을 강제로 쓰게 하는 건 권리 침해”라며, “차량 가치 하락과 중고차 거래 불이익까지 결국 차주가 모두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성능 동등’ 주장에도 불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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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자동차 부품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은 “대체부품은 정품과 동등한 성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은 2017년식 그랜저 IG 차량 두 대에 대해 정품과 대체부품의 충돌 실험을 진행했으며, “탑승자 보호 성능이나 손상 수준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충격 강도 등에서 정품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우려가 여전하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차량일수록 수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도가 중요한데, 대체부품이 그런 수준까지 검증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정품은 차량별 진동수나 곡률까지 고려해 설계되지만, 대체부품은 미세한 차이로도 소음이나 성능 저하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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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자동차 부품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인증 체계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다. 현재 인증 업무는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가 단독으로 맡았고 품질 시험은 제3자 기관이 물성·진동·내구성 등의 항목을 평가한다. 그러나 실차 환경과의 차이나 엄격한 기준 적용 여부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보험료 인하도 ‘불확실’…해외와는 다른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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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료 (출처-연합뉴스)

보험료 인하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대체부품 사용이 늘어 수리비가 줄어들면 보험사 손해율이 개선돼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계 자체가 부족해 당장 보험료 인하로 연결되긴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손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소비자 권리를 우선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미국 일부 주에선 소비자에게 대체부품 사용 여부를 사전에 반드시 고지하도록 하고, 테네시주는 서면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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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출처-연합뉴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해 ‘수리조항’을 도입해, 소비자와 정비업체의 부품 선택권을 명확히 보장하고 있다. 한국은 이와 달리, 소비자에게 별도 동의 없이 보험사가 대체부품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약관을 설계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책 설계 과정에서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이해 부족이 현재 논란의 핵심”이라며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설명하고, 수급 현황과 배상 기준 등에 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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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약관 개정 논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보험개발원은 “인증부품을 사용하는 정비공장이 극소수인 데다, 보험사들 역시 여전히 정품을 기준으로 손해사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비업계 관행과 보험사의 수리 기준 미비가 제도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