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마저 제쳤다”…리터당 3,500원 공포에 판매 1위 올라선 ‘의외의 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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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란 전쟁 여파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가 차질을 빚으면서 EU 평균 휘발유 가격이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16일까지 불과 3주 만에 리터당 1.84유로(약 3,220원)로 약 12% 급등했다.

이 충격은 소비자들의 차량 선택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중고 전기차가 디젤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이 됐고, 독일 최대 자동차 거래 사이트에서는 전기차 검색 비중이 12%에서 36%로 세 배 뛰었다.

리터당 2유로의 벽, 흔들리는 소비자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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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에 유럽도 중고 전기차 판매 급등 / 출처-연합뉴스

프랑스 중고차 업체 아라미스오토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6.5%에서 12.7%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휘발유·디젤 차량의 비중은 동반 하락했다.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분석이다.

아라미스오토의 로맹 보셰 CEO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유로(약 3,500원)를 넘어서면 소비자 인식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단언했다. 현재 EU 평균 가격인 1.84유로는 이미 그 심리적 임계값에 근접한 수준이다.

국경을 넘는 전기차 전환 흐름, 수치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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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에 유럽도 중고 전기차 판매 급등 / 출처-연합뉴스

독일에서는 전기차 검색이 3배 증가한 것과 함께 중고 전기차 문의 건수도 66% 급증했다. 여기에 스웨덴·덴마크 등 북유럽, 그리고 프랑스·포르투갈·루마니아 등 남유럽까지 전기차 관련 문의가 40~50% 이상 증가하며 유럽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전환이 확인됐다.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중고차 플랫폼 OLX는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 단위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시적 관심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임을 시사하는 진단이다.

글로벌 중고차 시장 규모가 2026년 현재 1조 2,632억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전기차 세그먼트가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고 EV의 가격 경쟁력, 시니어 소비자에게 현실적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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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에 유럽도 중고 전기차 판매 급등 / 출처-연합뉴스

한편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 요인은 가격이다. 중고 전기차는 신차 대비 최대 40% 저렴하고 즉시 인도가 가능하다는 점이 빠른 전환을 가능하게 한 실질적 동력이다. 이미 전기차를 검토해온 소비자라면, 지금이 신차보다 중고 전기차를 진지하게 고려할 시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공급 측면의 변수도 존재한다. 포르쉐·아우디의 PPE(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 공동 개발 전략이 재검토 단계에 들어서면서 유럽 전기차 공급망 자체가 재편되는 중이다. 또한 독일은 2026년 1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도입했으며, EU의 엄격한 EURO 6 배출 규제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제도적으로 가속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 데이터 업체 마켓체크는 “최근 글로벌 상황이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면 전기차 수요 증가 흐름은 더욱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발 유가 충격이 촉매가 된 유럽의 중고 전기차 전환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에너지 위기가 자동차 시장 구조를 영구적으로 바꾸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