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 버틴다”…기름값 2000원 공포에 점유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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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름값이 좀처럼 안 잡힌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95.9원을 기록했다. 2023년 1,643원에서 3년 연속 상승세다.

이 분위기가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 5,693대로 월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기차 월별 등록이 3만 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즘 탈출…25.2% 증가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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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기차 신규 등록 역대 최대 기록 / 출처-연합뉴스

이번 기록은 이전 월별 최다였던 2025년의 2만 8,519대보다 25.2%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월(1만 3,128대)과 비교하면 무려 171.9%에 달하는 폭발적 증가다.

전기차 시장은 2024년 신규 등록이 27.4% 급감하며 이른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두 가지 결정적 변수가 맞물리며 시장을 단숨에 되살렸다.

첫 번째는 보조금 조기 확정이다. 예년에는 3월 전후로 발표되던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는 1월에 일찌감치 확정됐다. 보조금을 받으려는 대기 수요가 연초부터 한꺼번에 몰렸다.

두 번째는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다. 현대차의 ‘EV 부담 다운 프로모션’과 기아의 전기차 가격 인하 프로그램이 진입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췄다.

기아·현대 66% 장악…중국산도 34%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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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기차 신규 등록 역대 최대 기록 / 출처-연합뉴스

브랜드별 점유율에서는 국산 양강 구도가 뚜렷하다. 기아가 1만 4,699대(41.2%)로 선두를 달렸고, 현대차가 8,944대(25.1%)로 뒤를 이었다. 두 브랜드를 합치면 전체의 약 66%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경계해야 할 흐름도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22만 177대) 가운데 중국산이 7만 4,728대로 34%를 점유했다.

2021년 점유율 1%에서 불과 4년 만에 34배 폭증한 셈이다. 올해 1월에는 BYD가 1,34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5위에 진입했다.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유차는 사실상 퇴장…전기차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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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기차 신규 등록 역대 최대 기록 / 출처-연합뉴스

반면 내연기관차의 퇴조는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올해 2월 경유차 신규 등록 대수는 3,423대로 전년 동월 대비 57.1% 급감했다. 휘발유차도 3만 8,441대로 27.8% 줄었다. 경유차 점유율은 2016년 47.9%에서 2025년 5.8%로 10년 새 사실상 소멸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불안이 전기차 전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유가 최고가격제를 도입했음에도 휘발유값은 1,800원대를 유지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판매량은 8만 4,865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다.

다만 전기차 화재 건수도 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2021년 24건이던 전기차 화재는 2024년 7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요 급증 이면의 안전 관리 체계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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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기차 신규 등록 역대 최대 기록 / 출처-연합뉴스

한편 2026년 2월의 역대 최다 기록은 단순한 반등이 아니다. 유가 불안, 보조금 조기 집행, 완성차 업체의 가격 현실화가 삼박자로 맞아떨어진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다. 경유차의 사실상 퇴장과 중국산 전기차의 약진 속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경쟁력이 시장 판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