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2분기부터 급브레이크?”…보조금 ‘절벽’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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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국내 전기차 시장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떠받치는 보조금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정부의 추경안에는 전기 승용차 보조금이 한 푼도 담기지 않았다.

고유가와 정책 변화가 맞물려 만들어낸 ‘역대급 성장’이 2분기부터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1분기 전기차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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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고갈 직전…자동차업계 정책적 지원 절실 / 출처-연합뉴스

2026년 1분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5만3343대로 집계됐다. 중견 3사와 수입차 실적까지 포함하면 1분기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약 8만 대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3만 대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월 한 달 판매량만 3만5693대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172% 급증했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은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연초 보조금 공고가 예년보다 2개월 앞당겨지며 대기 수요가 일시에 쏟아졌고, 미-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대를 넘어서면서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의 전기차 전환을 자극했다. 여기에 현대차·기아의 공격적인 가격 프로모션이 가세했다.

지자체 40곳 보조금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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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고갈 직전…자동차업계 정책적 지원 절실 / 출처-연합뉴스

문제는 이 성장을 지탱하는 보조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160개 지자체가 승용·화물 합산 10만9000대분의 보조금을 편성했는데, 1분기에만 63% 이상이 소진됐다.

승용차 기준으로 보조금 접수가 완전히 마감된 지자체는 이미 40곳(25%)에 달하며, 접수율 90% 이상인 곳도 57개(35.6%)나 된다.

화물차 상황은 더 심각하다. 화물차 보조금 잔여 대수는 전체 1만7000대 중 약 3000대에 불과하며, 51개 지자체에서 이미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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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고갈 직전…자동차업계 정책적 지원 절실 / 출처-연합뉴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자체 보조금이 조기 소진돼 추가 공고 및 추경 확보 등 정책 보완이 절실하다”고 공식 경고했다.

정부는 3월 31일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발표했지만, 전기 승용차 보조금은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전기 화물차 보급 확대를 위한 예산 900억원(3만6000대→4만5000대)만 추가됐을 뿐이다.

보조금 없으면 시장도 없어…글로벌 사례가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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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고갈 직전…자동차업계 정책적 지원 절실 / 출처-연합뉴스

선진국 사례는 보조금의 역할을 명확히 보여준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고, 이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1%에 그쳤다. 글로벌 평균 성장률 30.5%와 비교하면 사실상 정체 상태다.

반면 보조금을 확대하거나 재도입한 국가들은 다른 궤적을 걷고 있다. 일본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85만 엔(812만원)에서 130만 엔(1242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독일은 올해 1월 1년 만에 보조금을 재도입했고, 영국도 지난해 7월 보조금을 부활시켰다. 중국은 차량구매세 감면과 이구환신 정책을 통해 내년까지 전기차 구매 세금의 50%를 감면한다.

국내 전기차 침투율은 지난해 기준 13.1%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대중화 기준선인 30%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보조금이 시장 성장의 핵심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차량 2부제 등 외부 요인이 시장을 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정부가 이 모멘텀을 살릴 정책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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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고갈 직전…자동차업계 정책적 지원 절실 / 출처-연합뉴스

1분기 역대 최대 판매라는 성과 이면에는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다. 보조금 공백이 현실화되는 2분기부터 수요가 급락할 가능성은 이미 예고된 시나리오다. 외부 충격에 의존하는 일시적 성장을 지속 가능한 시장 확대로 이어가려면, 정부의 선제적 정책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