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투싼 대신 이거 샀습니다”…단 한 달 만에 뒤집힌 자동차 시장 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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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수요 지형이 단 한 달 만에 극적으로 뒤집혔다.

2026년 2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3만5766대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하이브리드(2만9112대)를 추월하는 이례적 흐름을 보였다.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같은 브랜드 안에서 하이브리드 수요를 전기차가 직접 흡수하는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연료 전환이 아니라, 동일 세그먼트 내 모델 간 경쟁이 재편되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

전기차 170% 폭증, 하이브리드는 17%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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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5 / 출처-기아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월 연료별 판매 순위는 휘발유(4만8649대), 전기차(3만5766대), 하이브리드(2만9112대) 순이다.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170% 증가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17.1% 감소했다. 전기차만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하이브리드가 45만2714대, 전기차가 22만897대로 하이브리드가 두 배 이상 팔렸다. 불과 1년 새 이 격차가 역전된 것으로 시장 전환의 속도가 업계 예측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다.

EV5가 스포티지를 앞질렀다…모델별 역전 사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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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5 / 출처-기아

기아의 2월 전기차 판매량은 1만4488대로 전년 대비 210.5% 급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1만3269대로 18.2% 줄며 브랜드 내에서 전기차에 추월당했다.

특히 준중형 SUV 세그먼트에서 EV5(2524대)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1301대)를 두 배 가까운 차이로 압도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전년(2343대) 대비 44.5% 급감했다.

대형 RV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전년(4174대) 대비 28.6% 줄어든 2981대에 그쳤다. 반면 목적기반차량(PBV)인 PV5는 3967대가 팔리며 수요를 빠르게 끌어들였다.

현대차 역시 아이오닉5가 전년 대비 120% 증가한 3227대를 기록하는 동안, 싼타페·투싼 하이브리드는 각각 44%, 45.4% 감소했다.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은 전월 대비 681.7% 폭증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가격 역전·유가 상승…전기차 선호 더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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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5 / 출처-기아

이번 역전극의 핵심 동인은 ‘가격 경쟁력의 역전’이다. 정부 보조금과 제조사 할인이 맞물리면서 EV5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실구매가가 3000만 원 후반~4000만 원 초반대로 수렴했다. 구매 가격이 같다면 소비자는 유지비가 저렴한 전기차를 선택한다는 공식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도 전기차 선호를 가속하는 외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연료비 부담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앞당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에서는 “이제는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니라 같은 차급 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간의 직접 경쟁이 본격화하는 단계”라고 진단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내 보조금 예산 고갈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구매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는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과도기론’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전동화 전환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