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커 한국 상륙 수순
플래그십 전기밴 변수
카니발·알파드 경쟁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단순한 테스트 수준이 아니라, 법인 설립부터 딜러망 구축, 주력 모델 투입까지 일정이 단계적으로 짜인 본격 진출 시나리오다.
여기에 볼보 EM90의 원형으로 알려진 초호화 전기 미니밴 지커 009의 국내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지형 변화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커 한국 진출 로드맵
지커는 2024년 7월 먼저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위한 기반을 깔았다. 이후 폴스타코리아 출신 김남호 지사장을 전면에 내세워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동시에 에이치모빌리티ZK, 아이언EV, KCC모빌리티, ZK모빌리티 등 4개 파트너사와 딜러 계약을 체결해 유통과 서비스 네트워크의 윤곽도 잡았다.
계획에 따르면 지커는 2025년 말까지 딜러 네트워크 구축과 신차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6년 초부터 지커 001과 지커 7X 두 차종을 국내에 공식 판매할 예정이다.
이 두 모델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느냐가 이후 추가 도입 모델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초호화 전기 미니밴 지커 009 제원
지커의 플래그십 초호화 전기 미니밴 지커 009는 아직 국내 출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도입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카드다.
특히 이 차량은 볼보 EM90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로, SEA 플랫폼을 기반으로 거주성과 편의 사양을 극대화한 구성이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5,217mm, 전폭 2,024mm, 전고 1,812mm, 휠베이스 3,205mm다. 기아 카니발(전장 5,155mm, 휠베이스 3,090mm)과 비교하면 전장이 62mm 길고 휠베이스가 115mm 더 길어, 2·3열 공간과 레그룸에서 우위를 노린 설계다.
파워트레인은 7인승 FWD 기본 모델과 듀얼모터 AWD 고사양 모델로 나뉜다. FWD 모델은 최고출력 310kW(416마력), 0~100km/h 가속 6.9초를 기록하고, 듀얼모터 AWD 모델은 최고출력 580kW(778마력)에 0~100km/h 3.9초라는 미니밴급에서 보기 드문 성능을 내세운다.
배터리는 CATL 셀투팩 방식 108kWh를 기본 탑재해 CLTC 기준 최대 740km 주행이 가능하다. 140kWh 옵션 선택 시에는 최대 900km까지 주행 가능한 것으로 제시돼 있다.
다만 CLTC가 WLTP보다 관대한 인증 방식인 만큼,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이보다 상당 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실내 사양과 가격 경쟁 구도
실내 구성은 사실상 ‘바퀴 달린 비즈니스석’에 가깝다. 2열 독립 시트에는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며, 옵션으로 접이식 테이블과 8.6L 냉장고, 천장 내장형 17인치 스크린을 더할 수 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가족 단위 고객과 VIP 의전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패키지로 야마하 30개 스피커를 활용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LiDAR 센서, 듀얼챔버 에어 서스펜션도 탑재된다.
고급 오디오는 물론 첨단 주행 보조 기능과 승차감을 한 번에 끌어올린 구성으로, 전통 수입 미니밴과의 차별 포인트를 분명히 한 셈이다.
볼보 EM90가 지커 009를 기반으로 제작된 파생 모델이라는 점에서, 009가 ‘오리지널’ 플랫폼이라는 점도 강조되는 대목이다.
중국 내 판매 가격은 7인승 FWD 에일 에디션 439,000위안(약 9,130만 원), 7인승 AWD 에일 에디션 459,000위안(약 9,546만 원), 6인승 AWD 이그제큐티브 에디션 469,000위안(약 9,754만 원), 4인승 그랜드 고급형 789,000위안(약 1억 6,409만 원) 수준이다.
국내에 들여올 경우 관세와 개별소비세, 유통 마진 등을 반영하면 1억 원대 가격 형성이 유력하며, 토요타 알파드(약 1억 49만 원),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시작가 약 6,327만 원)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된다.
성공 변수와 국내 시장 파장
한편 지커 009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지커 001과 지커 7X의 판매 성적과 브랜드 인지도 형성 속도에 따라 009를 포함한 추가 전기 미니밴 라인업 도입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는 상황이다.
향후 성패를 가를 변수로는 합리적인 가격 정책, 중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 개선, 그리고 전국 단위 A/S 인프라 구축이 꼽힌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갖추느냐에 따라, 지커 009가 가족용·VIP 의전용·프리미엄 편의사양을 중시하는 고급 밴 시장에서 카니발과 알파드 사이를 파고드는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할지 여부가 갈리게 된다.
결국 지커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신차 추가가 아니라, 전동화 시대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룰을 다시 짜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