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에 안방 뺏기더니”…제네시스 3년 만에 뒤집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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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2021년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순수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제네시스가 3년 만에 전략을 뒤집었다.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국내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지난해 10월 하이브리드(H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추가 방침을 공식화하며 노선 전환에 나선 것이다.

비어 있던 자리, BMW가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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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이브리드·EREV로 캐즘 뚫고 전기차 경쟁력 강화 / 출처-연합뉴스

수치는 냉정했다. 제네시스 국내 판매량은 2022년 13만 5,045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11만 8,395대까지 1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13.2%에서 30.3%로 두 배 이상 뛰었지만, 제네시스 라인업에는 HEV 모델이 단 한 종도 없었다.

제네시스가 HEV 공백을 방치하는 사이, 경쟁자들은 착실히 시장을 파고들었다. BMW는 2025년 국내에서만 7만 7,127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수입차 1위를 수성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갖춘 포트폴리오가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고, 프리미엄 감성과 연비 효율을 동시에 원하는 수요층을 흡수했다.

글로벌 성적표도 좋지 않다. 2025년 1~11월 제네시스 글로벌 누적 판매는 20만 878대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브랜드가 목표로 내건 연간 35만 대와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 수뇌부를 교체하고 신차 공세를 대폭 강화한 배경이다.

후륜구동 HEV, 올 하반기 두 발 연속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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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취임 5주년…현대차그룹 미래모빌리티 퍼스트무버로 / 출처-연합뉴스

전략 수정의 첫 결과물은 올해 하반기에 잇따라 등장한다. GV80 HEV가 9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후륜구동(RWD) 기반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G80 HEV는 12월 출시가 목표이며 약 362ps의 출력이 거론된다. 여기에 브랜드 최초 대형 SUV인 GV90도 하반기 출격을 준비 중이다. G90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레벨 2+ 수준의 ADAS 기능이 연내 적용될 전망이다.

또한 GV70 HEV까지 더하면 2027년까지 총 8종의 신차 투입이 예정돼 있다. 기존 연간 최대 2종 수준이었던 출시 속도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조직도 바꿨다…내수 반등에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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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년간 120조 투자…하이브리드 14종·EV 21개로 / 출처-연합뉴스

공격적인 신차 공세에 맞춰 내부 체제 정비도 동시에 이뤄졌다. 북미권역상품실장 출신의 이시혁 상무가 제네시스사업본부장으로 이동했으며, 윤효준 국내지원사업부장 상무는 국내사업본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판매 현장에 밀착한 인사로 조직을 재편해 내수 반등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기존 연간 최대 2종 수준이던 출시 속도를 2027년까지 8종으로 높이는 것은 상품 완성도 관리라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BMW가 이미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넘으려면 타이밍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수요가 이미 30%를 넘어선 시장에서, 후륜구동 플랫폼과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이 실질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가운데 올 하반기 GV80·G80 HEV의 시장 반응이 제네시스 전략 전환의 성패를 가를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