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테슬라까지 제쳤다”…깐깐한 美 소비자도 사로잡았다는 국산 브랜드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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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컨슈머리포트 종합 안전 평가서 제네시스 브랜드 전체 2위 등극 (출처-현대차그룹)

미국 소비자 전문 매체 컨슈머리포트(CR)가 2026년 2월 발표한 브랜드별 종합 안전 평가에서 제네시스가 전체 브랜드 중 2위,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마쓰다에 이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제네시스는 ‘베스트(Best)’ 등급 비율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아큐라, 링컨 등 경쟁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쳤다.

주목할 점은 안전의 대명사로 통하던 테슬라와 볼보가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두 브랜드 모두 충돌 안전성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터치스크린 중심의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결정적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자동차 안전 기준이 ‘기술 우수성’에서 ‘실사용 편의성’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충돌 보호에서 사고 예방으로, 평가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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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 (출처-제네시스)

90년 안전 연구 역사를 가진 CR의 이번 평가는 단순 충돌 보호를 넘어 사고 예방 능력과 운전자 친화성까지 종합 평가하는 ‘세이프티 버딕트(Safety Verdict)’ 방식으로 진행됐다.

CR의 세이프티 버딕트는 베이직(Basic), 베터(Better), 베스트(Best) 3단계로 브랜드를 분류한다. 베스트 등급 획득을 위해서는 고속 자동 긴급 제동(AEB),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BSW), 후방 교차 통행 경고(RCTW) 등 핵심 안전 기술이 전 트림에 표준 탑재되어야 한다. 여기에 실제 도로 주행 성능, 제동 거리, 장애물 회피 능력까지 종합 평가한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직관성이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CR은 “터치스크린 메뉴가 복잡하면 운전 중 주의를 분산시켜 오히려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며 조작 복잡도가 높을 경우 자동으로 베스트 등급 획득 기회를 박탈한다고 밝혔다. 이는 아무리 뛰어난 안전 기술도 운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인식의 반영이다.

표준 사양으로 승부한 제네시스, 터치스크린에 발목 잡힌 테슬라·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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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0 (출처-제네시스)

제네시스가 상위권에 오른 비결은 명확하다. AEB, BSW, RCTW 등 첨단 안전 사양을 프리미엄 옵션이 아닌 전 모델 표준 사양으로 제공하며 ‘안전의 민주화’를 실현했다.

또한 현대차·기아 역시 이 전략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혼다, 닛산, 아우디, 스바루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공통점은 사고 예방 기술의 기본 적용률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테슬라는 중앙 터치스크린을 통해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해야 하는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충돌 안전성과 오토파일럿 등 ADAS 성능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미니멀 디자인이 역설적으로 감점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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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Y 실내 (출처-테슬라)

볼보 역시 최근 XC60, S90 등 주요 모델에 터치 기반 통합 인터페이스를 도입하며 전통적 강점이었던 직관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대형 SUV와 픽업 트럭이 평가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는 사실이다. CR은 “무거운 차량은 제동 거리가 길고 장애물 회피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평가 제외 사유를 밝혔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픽업이 여전히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안전, 이제는 기본 경쟁력… 프리미엄 세그먼트 지형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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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 (출처-제네시스)

한편 이번 평가 결과는 자동차 산업의 안전 기준이 ‘차체 강성’에서 ‘종합 사고 예방 능력’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제네시스 G80, 기아 K9 등 국산 고급 세단이 수입차 대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G90, GV80 등 주력 모델 전반에서 균등한 안전 수준을 유지하며 ‘브랜드 전체의 일관성’이라는 CR의 평가 철학에 부합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