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매출인데 실적은 빨간불?”…현대차·기아가 맞이한 ‘이상한’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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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상 첫 합산 매출 300조 원 돌파라는 역대급 기록 뒤에 ‘수익성 악화’라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현대차·기아가 숫자로는 신기록을 썼지만, 이익 규모는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18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2025년 합산 매출은 300조 39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조 5460억 원으로 전년보다 23.6% 급감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결과로 분석된다.

관세 직격탄에 수익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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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매출 300조 돌파 / 출처-연합뉴스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넘게 빠진 핵심 배경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자리한다. 완성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에서 관세 부담은 곧 원가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아의 경우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114조 40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수익성 지표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 특성상 미국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관세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공격적 투자 기조, 흔들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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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매출 300조 돌파 / 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수익성이 흔들렸음에도 현대차그룹의 투자 의지는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R&D)에 7조 4474억 원, 설비투자(CAPEX)에 8조 9889억 원 등 총 17조 9976억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중장기 투자 규모는 더욱 방대하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 원을 투입하고, 대미 투자도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총 260억 달러를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격적 투자가 관세 리스크를 현지 생산 확대로 상쇄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품질·신인도·주주 저변 ‘트리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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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매출 300조 돌파 / 출처-연합뉴스

한편 재무 지표 외 비재무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J.D. 파워 신차 품질 조사(IQS)에서 현대차는 2022년 12위에서 지난해 2위로 수직 상승했다. S&P·무디스·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는 모두 ‘A’ 등급을 유지하며 재무 건전성을 인정받았다.

주주 저변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현대차 소액주주 수는 96만 5758명으로 전년(63만 6165명) 대비 51.8% 급증했다. 기부금 규모에서도 현대차·기아 합산 2379억 2700만 원을 기록해 삼성전자(2117억 2000만 원)를 3년 연속 앞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매출 300조 원이라는 상징적 이정표를 세웠지만, 미국 관세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 한 수익성 회복 여부가 향후 투자 계획의 실행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