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공세에 글로벌 3위도 뺏겼다”…현대차, 결국 꺼내든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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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현대차·기아가 주력 보급형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의 2026년형 모델 출시를 전격 취소했다. 판매 부진으로 쌓인 2025년형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1년간 신차 생산을 중단하고, 2027년형 완전변경 모델로 재기를 노리는 초강수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급감하면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단순한 재고 문제가 아닌, 전기차 시장 전반의 구조적 전환기 신호로 해석한다.

초기 얼리어답터 수요가 포화된 뒤 대중 소비자층으로 확산되지 못한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제네시스·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다.

지난달 판매 급감, 얼마나 심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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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현대차·기아의 고민은 숫자로 증명된다. 2025년 코나 일렉트릭의 미국 판매량은 약 3,011대로, 전년 대비 4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의 비중국 시장 전기차 판매는 60만9,000대로 11.8% 증가했지만, 글로벌 순위는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BYD가 62만7,000대를 팔며 141.8% 급성장한 반면, 현대차·기아는 기존 주력 모델인 EV6·EV9의 판매 둔화로 성장 탄력을 잃었다.

특히 북미 시장은 19.6% 역성장하며 16만6,000대에 그쳤다. 지난달엔 전기차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는 20% 이상 증가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금리·충전망·가격전쟁의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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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판매 급락의 배경엔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자 구매력이 위축된 데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전기차 화재 우려가 맞물리며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여기에 테슬라 주도의 글로벌 가격 전쟁으로 중저가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애매해진 탓도 크다.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 움직임과 향후 관세 인상 조치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현대차는 무리한 신차 생산보다 전열 재정비를 택했다.

2027년형 코나 일렉트릭은 48.6kWh 배터리에 1회 충전 주행거리 322km, 최고출력 133마력의 전륜구동 사양으로 2026년 6월부터 생산이 재개된다. 기본 SE 트림 단일 구성으로 단순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 기간 동안 아이오닉 5, 신규 모델 EV3, 캐스퍼 EV 등 신세대 라인업으로 시장을 지키며 숨 고르기에 나선다.

2027년 풀체인지로 승부수, 과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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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한편 업계는 올해를 ‘재고 밀어내기 원년’으로 전망한다. 신차 출시보다 파격 할인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며, 현대차 역시 2025년형 재고 소진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문제는 1년간의 공백기 동안 해당 세그먼트 점유율을 경쟁사에 내줄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BYD, 중국 신흥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파고들 경우 고객 이탈은 불가피하다.

SNE리서치는 현대차그룹의 2025년 실적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존 주력 모델의 판매 둔화가 성장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규 보급형 모델들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어, 2027년형 코나 일렉트릭이 풀체인지급 변화로 얼마나 시장을 되찾을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직면한 ‘재고의 산’과 생산 중단은 전기차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초기 성장기의 낙관론이 끝나고, 이제 진짜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다. 현대차가 1년의 재정비를 거쳐 2027년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그리고 그때까지 시장을 지킬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전기차 경쟁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