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국가적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대규모 에너지 절감 대책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9일 발표된 이번 조치는 기존 현대차·기아 본사 중심으로 운영하던 절약 체계를 현대제철, 현대케피코, 현대오토에버 등 전 그룹사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한 캠페인성 선언이 아니라 즉시 실행 가능한 단기 조치부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이라는 중장기 전략까지, 이른바 ‘투트랙’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량 5부제·AI 소등 시스템…사무공간부터 생산 현장까지
가장 즉각적인 조치는 차량 5부제의 전 계열사 확대다. 임직원 출퇴근 셔틀버스 운영도 함께 늘려 자가 차량 이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출장은 원칙적으로 줄이고 화상회의로 대체하며, 불가피하게 업무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에는 전기차·수소전기차를 우선 배정한다.
사무 공간의 에너지 관리 방식도 한층 정교해진다. 평일·휴무일·중식시간·야간 등 시간대별로 PC, 냉난방, 조명을 세분화해 제어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복도·주차장·로비의 CCTV에 AI 기능을 접목해 일정 시간 인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조명이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의 도입이다. 회의실에도 별도 센서를 설치해 비어 있을 경우 전력을 자동 차단한다.
생산 현장·물류까지 촘촘한 절감망 구축
절감 범위는 사무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 생산 거점에서는 설비 가동 대기시간의 공회전을 최소화하고, 전기 누설 및 누유 점검을 강화해 에너지 손실 요인을 원천 차단한다.
자재·설비 운송 차량의 동선도 재점검해 연료 소비 자체를 줄이는 구조적 개선에 나선다.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항로 최적화, 저속 운항, 대기 중 엔진 정지 등을 통해 선박 연료 사용량을 감축한다.
노후화된 냉난방·조명 설비는 고효율 장비로 즉시 교체하고, 설비 구동 방식 자체도 에너지 절감형으로 전환하는 등 하드웨어 측면의 효율화도 병행한다.
태양광·ESS·수소버스…중장기 에너지 자립 전략
현대차그룹은 단기 절감에 머물지 않고 중장기 에너지 자립 기반도 구축한다. 전국 생산 거점, 주차장, 하이테크센터 등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추가로 확충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적용 범위도 넓혀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인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직원 통근버스는 순차적으로 수소전기버스로 교체한다. 이는 그룹이 직접 개발·생산 중인 수소 모빌리티를 내부 운영 인프라에 실증 적용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에 동참하겠다”며 실질적 시행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이번 현대차그룹의 에너지 절약 선언은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를 넘어, 제조·물류·사무 전 영역을 아우르는 구조적 전환을 예고한다. AI 기반 자동 제어 시스템부터 수소버스 전환, PPA 확대까지 단계별 로드맵을 갖춘 이번 정책이 국내 대기업 에너지 절감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