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준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전동시트 끼임 결함으로 국내외 총 13만여 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에 직면했다.
지난 3월 7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세 여아가 차량의 전동 폴딩 시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에 현대차는 사고 발생 약 1주일 뒤인 3월 14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해당 사양 차량의 판매를 즉시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 10만여 대가 수출되며 순항하던 신형 팰리세이드가 출시 직후 안전 결함이라는 최대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전동 폴딩 시트, ‘특정 조건’에서 감지 실패
이번 결함의 핵심은 2·3열 전동시트의 폴딩 기능에 있다. 현대차 측은 “전동시트가 접히는 과정에서 특정 조건에 탑승자나 물체와의 접촉을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3열 SUV에서 전동 폴딩 시트는 화물 공간 확보를 위한 핵심 편의 기능이지만, 복잡한 전동 메커니즘이 역으로 안전 취약점이 됐다.
결함이 확인된 트림은 2026년형 팰리세이드의 리미티드 및 캘리그래피 등 상위 트림으로, 전동시트 사양이 기본 적용된 모델들이다. 결함 자체가 고급 편의사양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겨냥한 차량의 아이러니로 받아들여진다.
리콜 규모 13만여 대…OTA 업데이트로 조기 수습 전망
리콜 대상은 2026년 3월 11일까지 생산된 차량으로, 국내 5만7,474대와 북미 7만4,965대를 합쳐 총 약 13만2,439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이번 주 국토교통부와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자발적 시정조치를 신고할 예정이다.
개선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탑승자와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의 민감도를 높이고, 전동시트 폴딩 기능이 테일게이트(뒷문)가 열린 상태에서만 작동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월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리콜을 진행할 방침으로, 차주가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을 택했다.
대신증권은 “OTA 방식으로 리콜이 마무리될 경우 펀더멘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서비스센터 대응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패치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브랜드 신뢰 회복이 관건…안전 시스템 재점검 요구
한편 비용 측면의 피해가 제한적이더라도, 브랜드 신뢰도 타격 우려가 제기된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5만9,506대가 판매된 현대차의 간판 대형 SUV다. 토요타 하이랜더, 혼다 파일럿 등 경쟁 모델들과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치열하게 경합하는 시점에 발생한 결함인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동 시트, 파워 선루프 등 복잡한 전자 메커니즘을 탑재한 편의사양 전반에 대한 안전 검증 강화를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자동차 안전 규제가 글로벌 차원에서 강화되는 추세 속에 고급 기능의 결함이 리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모든 사안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신속한 OTA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