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파업 카드 꺼낸 현대차”…정년 64세 보장에 8200억 원까지 요구

7년 연속 무쟁의 마감점
1인당 2천만원 위로금 요구
주 4.5일제까지 동시 주장
Hyundai Union All Time Demands
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 노조가 6년 만에 다시 파업 카드를 꺼냈다.

정년을 만 64세로 연장하라는 요구에, 금요일 근무 단축과 8200억 원 규모의 위로금 보상까지 내걸며,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뤄낸 현대차 노사가 올해는 전면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64세까지는 일하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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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 노조는 18일 울산공장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13일 진행된 17차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노조는 결국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며 조합원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가 올해 내세운 요구안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은 정년연장이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4세까지 보장하라는 것이다. 기존 촉탁계약직 형태의 재고용 제도는 불안정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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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은 “정년을 앞둔 조합원만 해도 2665명에 달한다”며 “5년 안에 1만 명이 퇴직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시기가 늦춰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2013년 이후 연금 수령 가능 나이는 매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지고 있다. 이 흐름에 맞춰 정년도 연동돼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임금 14만 원 인상에 ‘주 4.5일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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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노조는 정년뿐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도 요구하고 있다. 금요일 근무를 4시간으로 줄이는 ‘주 4.5일제’ 도입이 그 내용이다. 하지만 임금 삭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외에도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상여금 비율을 기존 750%에서 900%로 확대하는 안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지난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한 통상임금 소급분 보상 요구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합원 1인당 2000만 원, 전체로는 약 82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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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측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조정 절차를 통해 타협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관세가 25%에서 15%로 결정되면서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사측은 여전히 경영 부담을 강조하고 있다.

정년연장, ‘입법 이슈’로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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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의 노사협상은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 현대차 노조가 처음 주 5일제를 도입했을 당시, 전국으로 제도가 확산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정년 연장이나 주 4.5일제 같은 안건이 법제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 노조는 이 같은 제안이 단순히 조합원의 요구를 넘어, 고령화와 소득 공백에 대응하는 사회적 해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그 흐름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다. 요구 규모가 크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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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수순 돌입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오는 25일 예정된 중노위 2차 조정 이후, 전체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가 예정돼 있는데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과반 찬성이 나오면, 노조는 즉시 합법적인 파업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