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지 15년 만으로 2026년 1월까지 미국 내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수소) 누적 판매량은 101만 4,943대를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일본 도요타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현대차가 ‘다층 전동화’ 전략으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특히 2025년 기준 현대차 미국 판매 차량 4대 중 1대(26.4%)가 친환경차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전환 속도를 보여줬다.
2021년 전환점, 그 후 5년간 90만대 판매
현대차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가 본격 궤도에 오른 건 2021년부터다. 2020년까지 연간 판매량은 2만 대 안팎에 머물렀다. 2019년 2만 7,047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그러나 2021년 7만 5,00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6배 급증했다. 이후 상승세는 가팔랐다. 2022년 9만 8,443대, 2023년 15만 9,549대, 2024년 20만 4,115대로 매년 5만 대가량씩 증가했다. 2025년에는 25만 9,419대로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급성장 배경에는 현지 생산 체제 강화가 자리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HMMA)과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친환경차 양산을 본격화했다. 2025년 두 공장의 친환경차 생산량은 13만 2,533대로, 양산 첫해인 2022년 대비 50배 증가했다. 물류비 절감과 납기 단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하이브리드가 75% 책임진 성공 공식
현대차 친환경차 100만 대 중 하이브리드가 75만 9,359대(74.8%)를 차지했다. 전기차는 25만 3,728대(25.0%), 수소전기차는 1,856대(0.2%)에 그쳤다. 전기차가 2023년 6만 2,186대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7만 대를 넘지 못하고 주춤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같은 기간 매년 4만 대씩 판매를 늘렸다.
모델별로는 투싼 하이브리드가 23만 3,793대로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미국 시장에 투입된 이후 5년간 꾸준한 판매세를 이어갔으며 쏘나타 하이브리드(20만 5,420대)와 아이오닉 5(15만 618대)가 뒤를 이었다.
하이브리드 전략이 먹힌 건 미국 시장의 ‘전기차 피로감’ 때문이다. 2025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27만 5,714대로 전체 시장의 8%에 불과했다.
10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거리 불안을 이유로 중간 단계 기술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 현대차는 이 흐름을 정확히 읽고 라인업을 확대했다.
도요타와의 ‘하이브리드 전쟁’ 본격화
한편 현대차의 성과는 하이브리드 강자 도요타와의 정면 대결을 예고한다. 도요타는 지난 20여 년간 프리우스로 쌓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로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해왔다.
현대차가 100만 대를 돌파하며 추격에 속도를 낸 만큼, 양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는 2026년에도 공격적 행보를 이어간다.
1월에만 1만 7,408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하며 역대 1월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산타페 하이브리드와 투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신규 라인업도 대기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