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판도 변화 시작
하이브리드 5.7% 큰 하락세
전기차는 0.8% 상승세 기록
그동안 전기차를 제치고 친환경차의 대세로 자리 잡았던 하이브리드가 급속도로 인기를 잃고 있다.
반대로 전기차는 화려한 부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연이은 화재 사고와 캐즘으로 바닥을 쳤던 전기차 중고 시세가 올해 들어 단숨에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친환경차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만 유일하게 상승, 하이브리드는 최대 하락
케이카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중고차 시장 분석 결과가 이런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올해 7월 중고차 평균 시세는 1853만원으로 1월 1939만원 대비 4.4% 하락했다.
연료별로 살펴보면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전기차만 유일하게 0.8% 상승세를 기록했다. 가솔린은 4.9%, 디젤은 4.1%, LPG는 4.6% 각각 하락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는 5.7%로 모든 연료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일반적인 중고차 감가율이 월 평균 1% 내외 수준임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의 하락폭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대신 선택하는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각광받았는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전기차 상승세를 이끈 것은 소형 SUV 모델들이다. 쉐보레 볼트 EUV가 8.2%로 분석 대상 전체 모델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KGM 코란도 이모션이 7.9%,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7.1% 각각 올랐다.
구형 하이브리드 모델 줄줄이 가격 하락
하이브리드가 부진한 이유는 구형 모델들의 급격한 가치 하락 때문이다. 현대차 투싼 4세대 하이브리드가 9.8%,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9.7%,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9.2% 각각 떨어졌다.
반면 디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전체 평균보다 하락폭이 작았는데, 디젤 신차 모델이 단종되면서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는 오히려 5.1% 상승했고, 더 뉴 아반떼 AD는 4.3%, i30은 2% 각각 올랐다. 또한 KGM 코란도 스포츠, 현대차 싼타페 DM, 기아 모하비 등은 반년 동안 하락 없이 연초 시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솔린 모델 중에는 상반기 시세 하락폭이 커서 지금이 구매하기 좋은 시점인 차량들도 눈에 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가 10.8%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제네시스 GV80 쿠페가 6.4%, 현대차 아이오닉5 N이 5.6%로 각각 떨어졌다.
또한 전기차는 2024년 하반기 화재 여파와 캐즘으로 시세가 크게 하락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신뢰 회복 노력과 소형 전기 SUV 수요 증가로 2025년 상반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카 조은형 PM팀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중고차 시장은 전기차 시세가 회복되는 한편 하이브리드 구형 모델은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시기였다”며 “차량의 용도나 예산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만큼, 시장 흐름만 잘 살펴본다면 더 만족스러운 중고차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기차는 상반기 높은 변동폭을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이브리드 시장은 신형 모델 출시와 구형 모델 정리 과정에서 당분간 혼재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