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가 두 달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 KG모빌리티(이하 KGM)의 신형 무쏘가 2026년 1월 출시된 이후 1월 1,123대, 2월 1,393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85%를 장악했다.
같은 기간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기아 타스만이 1월 단 376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격차다.
픽업트럭은 그동안 국내에서 ‘틈새 시장’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캠핑·레저 문화 확산과 함께 도시형 SUV 구매층까지 픽업 수요층으로 흡수되면서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쏘는 바로 이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출시 초부터 압도… 5000대 계약 돌파
무쏘의 출발은 이례적으로 가팔랐다. 1월부터 2월까지 고객에게 실제 인도된 차량은 총 2,516대이며, 3월 초 기준 누적 계약 건수는 5,000대를 훌쩍 넘어섰다.
설 연휴로 생산·영업일수가 줄어든 2월에도 전월 대비 24% 성장했다는 점은 단순한 신차 초기 효과를 넘어선 견고한 수요를 방증한다.
소비자 선택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구매 성향이 더욱 뚜렷해진다. 계약자의 92.6%가 험로 주행에 유리한 4WD 옵션을 선택했고, 트림별로는 편의사양과 가격의 균형을 맞춘 M7 모델이 5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용성과 합리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픽업트럭 수요층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3천만 원대 가격에 SUV 감성까지
무쏘 돌풍의 핵심에는 2,99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시작가가 있다. 경쟁 모델보다 760만 원가량 저렴한 이 가격은 픽업트럭 구매를 망설이던 잠재 고객층까지 끌어들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단순히 저렴한 것이 아니라 2.2 디젤과 2.0 가솔린 터보 두 가지 엔진 옵션, 그리고 숏데크와 롱데크로 나뉘는 적재함 구성까지 선택지 자체가 풍부하다.
상품성 면에서도 ‘픽업트럭은 투박하다’는 편견을 정면으로 깼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콘 내비게이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차선 유지 보조 등 최신 ADAS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여기에 롱데크 모델의 적재함 길이는 1,610mm에 달해 경쟁 모델 대비 넓은 활용성을 자랑하며, 도심과 야외를 오가는 3040 소비자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했다.
해외서도 통했다… 11년 만에 수출 최고 기록
무쏘의 국내 선전은 KGM의 글로벌 성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2025년) KGM의 총 수출량은 70,286대로 전년 대비 12.7% 증가하며 11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튀르키예에서는 13,337대를 판매해 누적 5만 대를 돌파하고, 현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페루와 스페인에는 관용차를 공급하는 등 브랜드 신뢰도를 다지고 있다.
특히 전기 SUV 토레스 EVX와 전기 픽업 무쏘 EV가 현지 친환경 수요와 맞아떨어지며 전동화 라인업의 경쟁력도 입증되고 있다. 이에 2025년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인 4조 원을 돌파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업계는 3~4월을 무쏘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주목한다. 신차 초기 집중 수요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시장 회복세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KGM은 올해 유럽과 중남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는 등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며 이에 따라 무쏘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