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주행거리에 착한 가격까지”…기아, EV3에 이어 EV4까지 연이은 흥행 가도

유럽서 수출량의 86% 판매
EV4 생산량 한 달새 3배 확대
내년 EV2 출시로 판매 확대

유럽 슬로바키아의 한 기아차 공장에서 단 한 달 사이 EV4 해치백 생산량이 무려 세 배 넘게 뛰는 이례적인 생산 확대가 벌어졌다. 그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다.

한때 테슬라와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밀려 존재감이 옅어졌던 한국 전기차 브랜드가 다시 유럽 대륙에서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기아는 ‘가성비 전기차’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라는 어려운 국면 속에서도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EV3와 EV4 해치백이 연이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유럽 내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이다.

전기차 불황 속 빛난 ‘합리적 전략’

기아 EV3는 작년 말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1회 충전으로 최대 605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는 EV3는 뛰어난 주행 성능과 각국 보조금 적용 시 4천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가격 경쟁력으로 주목받았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EV3의 수출량은 총 6만4248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86%인 5만5514대가 유럽으로 향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EV3가 유럽 소비자들에게 적극 선택받고 있다는 의미다.

EV3의 선전에 힘입어 기아는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자로 EV4 해치백이 등장했다.

EV4, 출고 첫 달부터 생산량 세 배 급증

EV4는 출시 초기부터 기세가 심상치 않다. 기아의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EV4 해치백은 8월 1963대를 생산한 데 이어, 9월에는 6313대로 세 배 이상 늘어난 생산량을 기록했다.

유럽 현지에서 EV4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타나자, 기아가 즉각 생산량을 늘리며 수요에 대응한 것이다.

EV4 역시 EV3와 마찬가지로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기아의 전략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델이다. 도심형 해치백에 맞춘 설계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실속 있는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EV3와 EV4의 연이은 흥행이 단순한 ‘제품의 인기’에 그치지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기아의 전기차 전략이 글로벌 수요 변화에 정확히 대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EV2까지 가세…유럽 공략 속도

한편 전기차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공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유럽 브랜드가 강세를 보여온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이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아는 내년 중으로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인 EV2를 선보일 예정인데 EV3보다 더 소형인 이 모델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전기차’를 지향해 유럽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내년 유럽에 두 번째 현지 전략 모델 EV2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