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와 70배 차이나더니”…국민 전기차 8년 만에 조용히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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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 EV, 8년 만에 단종 / 출처-기아

한때 국내 전기차 시장의 대명사로 불렸던 기아 니로EV가 조용히 퇴장했다. 기아는 2026년 3월 10일 니로EV의 단산을 공식 발표하며, 2018년 7월 출시 이후 약 8년에 걸친 생산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성적표는 냉혹했다. 2026년 1~2월 두 달간 국내 판매량은 단 8대에 불과했다. 전성기인 2022년 9,194대와 비교하면, 같은 브랜드의 같은 세그먼트 모델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치다.

9,194대에서 8대로… 판매 붕괴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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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 EV, 8년 만에 단종 / 출처-기아

니로EV의 판매 곡선은 가파르게 무너졌다. 2022년 정점(9,194대) 이후 2023년 7,161대, 2024년 1,388대, 2025년 295대로 매년 급감했으며, 2025년 한 해만 전년 대비 78.7% 감소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2세대 완전변경을 통해 차체를 개선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를 401km로 끌어올린 것도 하락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정타는 내부 경쟁이었다. 기아가 2024년 7월 EV3를 본격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동일 세그먼트 내 수요 잠식이 현실화됐고, 이후 판매 감소는 더욱 가팔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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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 환경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하며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되는 국면에 처해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친환경차 시장의 무게중심은 하이브리드(HEV)로 이동했고, 니로EV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EV3가 숫자로 증명한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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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3 / 출처-기아

니로EV가 사라진 자리를 누가 채웠는지는 수치가 명확히 보여준다. EV3는 2025년 한 해 국내에서 2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같은 기간 니로EV(295대)와의 격차는 약 70배에 달한다.

기아는 소형 EV 세그먼트에서 니로EV를 EV3로 대체하는 세대교체 전략을 완성했다. 향후 EV2·EV3·EV4로 이어지는 승용 라인업을 통해 가격대별·용도별 세분화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기아의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는 2025년 125만9천 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차종별 전략은 오히려 선명해지는 추세다.

PBV가 여는 기아 전기차의 다음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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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BV 허브’ 화성 이보플랜트 / 출처-연합뉴스

한편 니로EV의 빈자리를 승용 라인업만 채우는 것은 아니다. 기아는 상용 PBV(목적기반차량) 영역으로 전동화 전환의 축을 확장하고 있다. PV5는 2026년 2월 한 달에만 3,967대를 판매하며 기아 역대 월간 전기차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생산 인프라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기아는 화성 이보 플랜트를 PBV 전용 생산 허브로 구축 중이다. 2025년 11월 준공한 이보 플랜트 이스트에 이어 웨스트도 기공했으며, 두 공장 합산 연 25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특히 2027년 가동 예정인 웨스트에서는 대형 PBV인 PV7 생산도 예정돼 있어, 화성이 기아 PBV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