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2025년 11월 QM6 생산을 공식 종료하면서, 기아 스포티지 2.0 LPG가 이 세그먼트에서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자리잡게 됐다. 2016년부터 9년간 이어진 양강 구도가 무너진 것이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2026년 2월 스포티지는 6,015대가 판매되며 월간 판매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이는 2025년 전체 LPG 모델 판매량 5,172대를 단일 월로 환산하면 월평균 431대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QM6 사용자들의 대체 수요와 법인·택시 운영자들이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독점 구조가 만든 판매 급증
스포티지 LPG는 2022년 7월 5세대 연식변경 모델에 처음 투입됐다. 당시 같은 옵션 기준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 64만 원 저렴한 가격 책정이 특징이었다.
배기량 1,999cc 스마트스트림 L2.0 LPi 엔진은 최고출력 146마력, 최대토크 19.5kgf·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가솔린 1.6 터보(180마력·27kgf·m·8단)보다 성능은 낮지만, 64리터 도넛형 봄베로 1회 충전 시 58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실용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전장 4,685mm, 휠베이스 2,755mm의 준중형 SUV 체급을 자랑하며 가격은 2026년형 기준 프레스티지 2,927만 원부터 시그니처 X-Line 3,586만 원까지 4개 트림으로 구성된다.
또한 네이버 마이카 오너 평가에서 종합 8.4점(10점 만점)을 기록하며 완성도를 검증받았으며 특히 디자인 9.3점, 주행성능 8.8점, 거주성 8.8점으로 실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모습을 보였다.
연료비 격차가 만드는 가성비
스포티지 LPG의 핵심 경쟁력은 연료 경제성이다. 2026년 2월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88원, LPG는 998원으로 리터당 690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복합연비 8.6~9.2km/L(타이어 크기별)를 적용하면, 연간 2만km 주행 시 휘발유 대비 약 160만 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계산이다. 여기에 전국 약 2,000여 개소의 LPG 충전 인프라는 법인 차량과 택시 운영자들에게 익숙한 환경이다.
다만 봄베가 트렁크 바닥에 자리하는 구조상 적재 공간이 일반 모델보다 소폭 줄어드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10년 이상 LPG 차량을 운영해온 사용층에게는 충전 접근성과 정비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다.
2027년 풀체인지, LPG 존폐 기로
다만 현재의 독점 구도가 영구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7년 3분기 국내 출시 예정인 6세대 스포티지는 순수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을 완전 배제하고, HEV(하이브리드)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만 구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국내 LPG SUV 시장 자체가 사실상 소멸하게 된다. 더불어 현재 스포티지 판매량 중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았을 때 결국에는 단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향후 1년 반 동안 LPG 차량 수요자들이 스포티지로 집중되는 ‘막차 효과’를 불러올 수 있지만,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선택지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적 전환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