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쯔다 EV 출시 2029년 연기
2027년 독자 HEV 시스템 도입
투싼·스포티지 북미 점유율 위협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흐름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전통의 강자 마쯔다(Mazda)가 전략적 후퇴와 동시에 강력한 역습을 예고했다.
마쯔다는 당초 계획했던 미국 시장 전기차 출시 시점을 2029년으로 과감히 미루는 대신, 당장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HEV)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현실적 전동화’로 방향을 틀었다.
이러한 마쯔다의 행보는 현재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에게 가장 위협적인 견제구가 될 전망이다.
“토요타 기술 안 쓴다”… 마쯔다가 독자 파워트레인을 꺼낸 이유
마쯔다의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기술적 홀로서기’다. 그간 마쯔다는 개발 비용 절감을 위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유해왔으나, 오는 2027년부터는 자체 개발한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핵심 모델인 ‘CX-5’에 탑재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엔진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마쯔다 특유의 ‘운전의 재미(Jinba Ittai)’와 고효율 연비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다.
특히 CX-5는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차급이 정확히 겹치는 준중형 SUV로, 그간 연비 때문에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가성비’와 ‘프리미엄’ 사이의 공략… 한국차의 강력한 라이벌 부상
마쯔다의 전략 수정이 현대차그룹에 뼈아픈 이유는 브랜드의 포지셔닝 때문이다. 마쯔다는 동급 대비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프리미엄에 가까운 대중차’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미국 내 하이브리드 평균 가격인 3만 달러 초중반대에서 현대차·기아가 풍부한 옵션을 무기로 삼았다면, 마쯔다는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과 정교한 핸들링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독자 기술을 통한 원가 절감까지 이뤄진다면, 가격과 품질 모든 면에서 한국차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경쟁자로 거듭나게 된다.
다시 불붙은 하이브리드 전쟁… 16%대로 급증한 점유율의 함의
마쯔다의 과감한 베팅은 최근 미국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5년 전 3%대에 불과했던 미국 내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최근 16%대로 수직 상승했다.
이처럼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회귀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토요타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마쯔다까지 독자 기술로 가세하는 모양새다.
이제 미국 시장은 ‘어떤 하이브리드가 더 전기차에 가까운가’가 아닌 ‘어떤 하이브리드가 더 운전하기 즐겁고 합리적인가’의 싸움으로 변모하고 있다.
불편함 덜어낸 독자 기술의 진화… 다시 써 내려가는 경쟁의 기준
한편 결국 마쯔다의 전략 수정은 전기차라는 먼 미래보다 ‘지금 당장 사용자가 원하는 차’에 자원을 집중해 실속을 챙기겠다는 선전포고다.
2027년부터 도입될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유일한 약점이었던 연비를 보완함으로써, 마쯔다 특유의 프리미엄 감성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옵션과 편의 사양 위주로 시장을 공략해온 현대차와 기아에게 새로운 생존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차 특유의 높은 잔존 가치에 강력한 파워트레인까지 더해진 마쯔다의 공세 속에서, 한국 자동차가 북미 시장의 ‘하이브리드 강자’ 지위를 어떻게 수성할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