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64대로 급감한 대미 수출
97% 감소율 기록적 하락세
유럽행 전환으로 돌파구 모색
국내 완성차 수출의 자존심이던 대미 전기차 수출이 사실상 ‘개점휴업’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수출량이 올해 들어 급격히 줄며 지난달에는 164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97.4%가 줄어든 수치다. ‘수출 실종’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급변하는 미국의 정책, 특히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고율 관세 부과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라는 해법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그 여파로 한국 내 전기차 생산 라인은 반복된 가동 중단을 겪고 있다.
25% 관세 폭탄에 직격탄 맞은 한국차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 7월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가 단 164대였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6209대와 비교하면 97.4%나 줄어든 수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수출량도 84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만2579대에 비해 88.4% 감소했다. 이는 대미 전기차 수출이 본격화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업계는 이를 두고 “사실상 수출이 실종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감소세는 올해 초부터 뚜렷했다.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8.5% 감소했고, 4월에는 미국의 25% 관세가 적용되며 87.4%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며 전기차 수출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급격히 이탈하고 있다.
미국은 현지 생산, 국내 공장은 ‘멈춤’
전기차 수출 급감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화와 고율 관세가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전환도 영향을 줬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올해 3월부터 가동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이 이곳에서 생산되며, 현지 소비자에게 곧바로 공급된다.
올해 상반기 HMGMA의 가동률은 72.6%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수출보다 현지 생산 중심의 미국 시장 공략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국내 생산시설은 타격을 입고 있다. 울산 1공장 12라인은 이달 14일부터 20일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생산하는 이 라인의 가동 중단은 올해 들어 벌써 여섯 번째다.
대안은 유럽…수출 다변화로 눈 돌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7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전기차 전체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3% 증가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기타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이 각각 32.7%, 78.7% 늘었다. 아시아와 중남미에서도 각각 34.6%, 37.4% 증가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이제 미국 외 지역으로 수출망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음달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전략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이제 현지 생산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제 국내 생산 물량은 유럽과 아시아로 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