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기업이었는데 “이제 중국에도 밀려”…닛산 21년 만에 벌어진 상황에 ‘망연자실’

상반기 판매량 161만대 11위
2004년 이후 첫 10위권 탈락
中 비야디·지리에 추월 당해
Nissan Sales Plunge in First Half
닛산 글로벌 판매 순위 11위로 추락 (출처-닛산)

닛산자동차의 최근 실적은 충격 그 자체다.

한때 토요타·혼다와 함께 일본 자동차 산업의 ‘3대 축’으로 불리던 닛산이 글로벌 판매 순위 11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상반기 성적표만 놓고 보면, 일본 스즈키는 물론 중국의 신흥 전기차 기업들에도 밀리는 처참한 성적이다.

닛산의 상반기 판매량이 10위권 밖으로 떨어진 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이기도 하다.

중국 전기차에 밀린 ‘닛산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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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글로벌 판매 순위 11위로 추락 (출처-닛산)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각 자동차 제조사 발표와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닛산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161만 대의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수치로, 글로벌 순위는 11위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214만 대를 판매해 7위에 올랐고, 저장지리홀딩그룹도 193만 대를 기록하며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업체 모두 사상 처음으로 닛산을 제친 셈이다.

일본 스즈키 역시 판매량이 2% 감소했음에도 163만 대를 팔아 닛산을 앞질렀다. 그 결과, 닛산은 자국 브랜드에도 밀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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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본사 전경 (출처-BYD)

닛케이는 닛산의 부진 배경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일본 내 수요 위축을 꼽았다. 실제로 일본 내 닛산 판매량은 22만 대로,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변화가 늦었다”…신차 출시도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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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리프 (출처-닛산)

닛산의 부진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닛산은 8년 만에 전기차 ‘리프’의 신형 모델을 일본에 출시할 계획이지만, 주력 차종의 신형은 대부분 내년 이후에나 선보일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신차 출시 일정이 늦어 경쟁사 대비 대응이 느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글로벌 시장은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닛산은 이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것이다.

한 일본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닛산은 지난 몇 년간 구조조정과 내수시장 정비에 집중하느라 신차 개발과 전기차 전략에서 뒤처졌다”며 “특히 중국에서의 입지 약화가 뼈아픈 결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21년 만의 추락…반등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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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글로벌 판매 순위 11위로 추락 (출처-닛산)

한편 닛산 내부에서는 생산 라인 감축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이 조치들만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제품 라인업 전면 개편과 더불어, 중국 등 신흥 시장 공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닛산은 자사의 미래 전략을 담은 ‘닛산 앰비션 2030’을 통해 전기차 중심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실현할 속도와 실행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