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압도하는 올리브 그린 외관, 미러볼이 반짝이는 전시장 한가운데 선 스포츠카. 서울 강남에서 열린 한정판 포르쉐 911 공개 현장은 마치 과거와 미래가 한 공간에서 맞닿은 듯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포르쉐 스튜디오 청담’에서 ‘911 스피릿 70’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전 세계 단 1500대만 생산되는 이 모델은 한국에도 극소량만 배정돼, 치열한 구매 경쟁이 예고됐다.

70년대 감성에 현대적 기술을 더하다

이날 행사장은 1970년대 디스코 문화를 오마주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미러볼 아래 DJ 부스, 반짝이는 골드 프린지 장식이 공간을 채우며 레트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그 중심엔 신형 911 스피릿 70이 있었다.

단연 눈에 띈 것은 외관이었다. 포르쉐 디자이너들과 도장 기술자들이 수개월에 걸쳐 개발한 ‘올리브 네오’ 컬러는 깊은 메탈릭 톤과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클래식한 ‘훅스’ 스타일 휠과 차량 측면에 새겨진 ‘70’ 숫자, 브론즈 계열 디테일이 어우러져 70년대 포르쉐의 영광을 현대적으로 소환했다.

인테리어 역시 감성에 집중했다. 블랙과 올리브 네오 색상이 어우러진 ‘파샤’ 패브릭은 격자 형태의 그래픽 패턴으로 꾸며졌고, 이는 마치 70년대 음악과 패션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좌석에 녹여낸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또한, 이 차량 곳곳엔 포르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촘촘히 배치됐다. 1963년형 포르쉐 크레스트를 포함해 ‘헤리티지’와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 배지가 부착되어 단순한 디자인 복각을 넘어선 브랜드 철학을 드러냈다.

포르쉐,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브랜드”

911 스피릿 70은 단지 레트로 감성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이 모델은 현행 911 카레라 GTS 카브리올레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포르쉐 역사상 가장 진보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3.6리터 박서 엔진과 고전압 전기 터보차저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은 최대 541마력, 62.2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일상 주행과 고성능 퍼포먼스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포르쉐코리아 마티아스 부세 대표는 “포르쉐는 언제나 시대정신에 맞춰 911을 재해석해 왔다”며 “한국은 특히 개인 맞춤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아, 브랜드 전략과 완벽히 부합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포르쉐는 현재 1000가지가 넘는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샘플 제작이 가능한 인프라까지 갖췄다. 이번 한정판 역시 포르쉐의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 전략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911 GT3 투어링 패키지’도 함께 선보였다. 포르쉐 GT 라인의 정수를 담은 이 모델은 일상 주행과 레이싱 퍼포먼스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최고 출력 510마력, 3.4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가속 성능을 갖췄다.

절제된 디자인과 경량화 전략, 그리고 공기역학적 설계를 통해 핸들링 성능도 한층 강화됐다. 국내 사양에는 뒷좌석을 기본 제공하고, 옵션으로는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소재의 경량 버킷 시트도 선택 가능하다.

한편 포르쉐 신형 911 스피릿 70은 오는 10월 국내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판매 가격은 3억2600만원부터 시작되며 함께 공개된 GT3 투어링 패키지는 2억7170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