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중고가 반토막?”…그랑 콜레오스 차주들, 밤잠 설치게 만든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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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출처-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효자 모델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배터리 특허 침해 조사로 판매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2026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와 완성차 협력사 지리자동차를 상대로 특허 침해 조사에 착수하면서다.

해당 차량은 2024년 9월 출시 이후 6만 대 이상의 계약고를 올리며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의 78%를 책임지고 있다.

독일 판결이 예고한 ‘판매금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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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출처-르노코리아)

이번 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특허 관리 회사 ‘튤립이노베이션’이 제소한 사안으로, 배터리 전극조립체 구조 및 코팅 분리막 기술이 핵심 쟁점이다. 이 기술은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면서도 열폭주를 방지하는 안전 핵심 기술로, 무단 사용 시 차량 안전성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이미 해외에서 입증됐다. 2025년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동일한 신왕다 배터리를 탑재한 르노 계열사 다치아 차량에 대해 판매금지 및 리콜 명령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무역위 역시 유사한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역위 조사는 통상 6~10개월이 소요되며, 2026년 7월 잠정 판정이 예정돼 있다. 만약 특허 침해가 인정되면 해당 배터리 장착 차량의 국내 제조·판매가 중단되거나, 이미 판매된 4만여 대에 대해서도 배터리 회수 조치 등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볼보코리아 EX30이 동일 배터리 탑재로 이미 리콜과 가격 인하를 단행한 선례가 있어, 그랑 콜레오스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 공급망 의존이 부른 ‘설계 종속’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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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유에 L (출처-지리자동차)

그랑 콜레오스의 특허 침해 리스크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 차량은 설계 단계부터 중국 지리자동차의 ‘싱위에 L’ 모델과 CMA 플랫폼을 공유하며 개발됐다.

비용 절감과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핵심 공급망을 중국에 일괄 위탁한 결과, 배터리를 포함한 주요 부품의 지식재산권 검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차량 소프트웨어 화면에 ‘GeelyVehicle’ 문구가 노출되면서 핵심 주도권이 중국 측에 있음이 드러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위 판단이 나올 때까지 배터리팩 조달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생산 계획 수립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산 부품에 대한 데이터 유출 및 안전성 논란은 미국 정부의 수입 제한 검토 등 이미 국제적 이슈로 확대된 상태다.

6만 구매자 불안…감가 급락·A/S 대란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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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출처-르노코리아)

가장 큰 피해는 소비자 몫이다.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배터리 교체를 위한 설계 변경과 재인증에만 수개월이 소요되면서 ‘A/S 대란’이 예상된다. 법적 분쟁 중인 차량이라는 낙인은 중고차 시장 잔존 가치 급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감가상각 손실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르노코리아는 “부품 업체 간의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독일 판결 등 구체적 사례에 대해서도 “확인하거나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구체적인 소비자 보상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다만 업계는 극단적인 판매 중단보다 튤립이노베이션과의 라이선스 합의로 마무리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특허 사용료 지불을 통한 협상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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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출처-르노코리아)

한편 전문가들은 르노코리아가 진정한 국산차 브랜드로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고 독자적 공급망 관리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공급망에 전적으로 의존한 선택이 결국 법적 분쟁과 소비자 불신으로 돌아온 만큼, 이번 사태는 한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