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LPG 자동차 시장에 파란이 일었다. 르노코리아가 대한LPG협회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LPG 직분사 기반 하이브리드 차량의 양산 개발에 나서면서다.

이른바 ‘LPDi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존 LPG 차량보다 연비가 크게 향상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택시 업계를 비롯한 상용차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첫 LPDi 하이브리드, 기술력으로 승부

르노코리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자사 서울사무소에서 대한LPG협회와 ‘LPDi 하이브리드 자동차 양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과 이호중 대한LPG협회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고압 연료펌프를 통해 액상 LPG를 직접 실린더에 분사하는 LPDi 엔진을 기반으로 한 풀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LPDi는 기존 LPLi보다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4세대 시스템으로 국내 양산차에는 아직까지 적용된 바가 없다. 르노코리아는 이 기술에 자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Tech’를 더해,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을 수년 내 출시할 계획이다.

사실 이번 협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르노코리아와 대한LPG협회는 이미 지난해 5월, 차세대 친환경 LPG 차량 공동 개발을 위한 첫 번째 업무협약을 맺고, 시제품 제작과 선행 테스트에 착수한 바 있다.

연비·배출 모두 잡았다…시험 결과는 ‘합격’

시제 차량의 초기 시험 결과도 긍정적이다. LPG 하이브리드 프로토타입은 기존 LPG 차량에 비해 연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미의 까다로운 배출가스 기준인 SULEV30(초저공해차)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 내구성, 충돌 안전성 시험에서도 이상이 없었다. 출력과 토크는 기존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연비는 더 높아졌다는 것이 르노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이호중 대한LPG협회장은 “LPG 하이브리드는 연비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차세대 솔루션”이라며 “운전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대기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그동안 LPG 차량 시장에서 꾸준한 실험과 도전을 이어왔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LPG 도넛탱크를 적용한 ‘SM5 LPLi’를 선보이며, 공간 활용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2019년에는 독자적인 마운팅 시스템을 적용한 ‘QM6 LPe’를 통해 LPG SUV의 대중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LPDi 하이브리드 개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LPG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싶다”며 “대한LPG협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연비 개선과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신차 개발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국내 대중교통 수단의 연료 체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택시 업계를 중심으로 한 LPG 차량 수요층에서는 이번 개발 소식에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