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였는데 “결국 싹 바뀐다”…테슬라 차량들, 설계부터 전면 수정

전자식 문 손잡이 재설계 돌입
미국·중국 당국 조사 압박 받아
긴급상황 탈출 불가 논란 해결

테슬라가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전자식 도어 핸들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며 전면 재설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차량 전원이 꺼지면 문을 열 수 없어 승객이 갇히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테슬라가 결국 디자인 철학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전원 꺼지면 ‘갇히는 차’…결국 움직이는 당국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테슬라 전기차의 도어 릴리스 시스템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차량 전원이 꺼졌을 때 문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른 끝이었다.

특히 일부 테슬라 차량에서는 도어 핸들이 차체에 매립된 형태로 설계돼 있어, 고장 시 외부에서는 문을 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실제로 차량 내부에서는 수동 개방이 가능하지만, 후방 도어는 도어 포켓 안쪽이나 시트 밑 등에 수동 장치를 숨겨놔 긴급 상황에서는 접근이 어려운 구조였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와 함께 규제 개정이 예고됐다. 중국 정부는 매립형 도어 핸들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수동식 도어 릴리스를 의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보다 안전이 먼저”…테슬라의 전환점

테슬라의 디자인 총괄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자식과 수동식 도어 릴리스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핸들 설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새 구조는 긴급 상황에서도 승객이 보다 직관적으로 도어를 작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테슬라는 그간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내세워 전자식 도어 핸들을 자랑해 왔다.

버튼을 누르면 창문이 먼저 내려간 뒤 문이 열리는 구조는 참신했지만, 전원이 꺼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간의 설계는 미적 요소를 앞세운 결과였지만, 이제는 안전을 먼저 고려한 방향으로 완전히 전환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안전 규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안전 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테슬라의 이번 설계 수정은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콜은? 이미 팔린 차량에는 ‘침묵’

한편 이번 발표로 향후 출시될 테슬라 차량의 도어 설계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판매된 수백만 대의 차량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미국 당국이 리콜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NHTSA가 해당 문제에 대해 제조사 책임을 명확히 할 경우, 테슬라는 대규모 리콜과 막대한 수리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폰 홀츠하우젠은 “현실적인 해결책을 빠르게 구현 중”이라며 “중국의 새로운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선된 사항들이 실제 양산 차량에 언제 적용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