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023년 과감하게 없앴던 모델 3의 방향지시등 레버를 결국 다시 가져오기로 했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대체했던 시스템이 운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비판을 받자 백기를 든 것이다. 특히 기존 차량 소유자를 위해 48만원짜리 개조 키트까지 출시하면서 테슬라의 고민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2년간의 실험, 결국 실패

테슬라는 2023년 8월 출시한 모델 3 하이랜드에서 기존의 방향지시등 레버와 기어 셀렉터를 과감히 제거했다. 이를 스티어링 휠 버튼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더욱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수십 년간 몸에 밴 운전 습관과 동떨어진 조작 방식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급작스러운 차선 변경이나 회전 상황에서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불만이 계속 제기됐다.

테슬라 측은 고객 피드백에 귀를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약 2년 동안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중국 시장에서 방향지시등 레버를 기본 사양으로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테슬라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든 모델 3 트림에 방향지시등 레버가 기본 장착된다. 후륜구동, 롱레인지 후륜구동, 롱레인지 사륜구동, 퍼포먼스 사륜구동 등 전 라인업에 적용되는 것이다.

48만원 개조 키트,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

기존 차량 소유자들을 위한 해결책도 마련됐다. 9월 중순부터 온라인 숍과 앱을 통해 모델 3 스티어링 휠 방향지시등 레버 개조 키트가 판매된다. 가격은 2499위안으로 한화 약 48만원에 달한다.

해당 키트는 테슬라 서비스 센터에서만 장착 가능하다. 기존 버튼이 없는 새로운 스티어링 휠로 완전히 교체되는 방식이다. 새로운 레버는 모델 Y 주니퍼에 사용된 얇고 간결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테슬라는 고객이 반납한 부품을 재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액세서리는 2025년 2월 7일 이후 생산된 모델 3 하이랜드에만 적용되며 추후 모든 모델 3 하이랜드 차량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모델 3가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점을 고려할 때 유럽과 북미 시장에도 동일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만 사이버트럭과 모델 S, 모델 X는 적용 여부가 아직 미정이다.

한편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 실적은 주춤한 상태다. 모델 3의 지난 7월 소매 판매량은 98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0.78% 감소했다.

전달 대비로는 40% 이상 급감했다. 모델 Y도 같은 달 3만766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 전달 대비 31% 이상 줄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이번 레버 복귀 결정이 고객 경험 개선과 함께 판매 부진 타개책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