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불티나게 팔렸는데 “배터리 문제가 발목”…테슬라, 중고차 가격까지 ‘뚝’

BMS 오류로 충전량 제한
모델 3·Y 시세 2달 연속 하락
2021년식 모델 타격 심각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테슬라가 뜻밖의 배터리 문제로 중고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에서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갑자기 충전량을 제한하며 배터리 교체를 권유하는 ‘BMS_a079’ 코드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달 연속 시세 하락, 2021년식 모델 직격탄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케이카 분석에 따르면 모델 3와 모델 Y의 평균 시세가 8월부터 2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 주요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테슬라의 국내 주력 유통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 시세가 지난 8월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델 3의 평균 시세는 7월 3847만원을 유지하다가 8월 3771만원, 9월 3729만원으로 각각 전월 대비 2.0%, 1.1% 하락했다. 모델 Y 역시 같은 기간 4918만원에서 4825만원, 4789만원으로 1.9%, 0.7%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관련 문제의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2021년식 모델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전월 대비 시세 하락폭을 보면 모델 3는 8월에 2.8%, 9월 1.2% 내려갔고 모델 Y도 같은 시기 3.1%, 2.8% 각각 하락했다.

이러한 급격한 시세 하락의 배경에는 모델 3와 모델 Y를 중심으로 제기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충전 제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관련 문제가 화두가 된 8월을 기점으로 시세 약세가 두드러지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BMS 오류 코드 ‘a079’의 공포

최근 테슬라 소유자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BMS_a079’ 코드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갑자기 배터리 충전량을 제한하면서 배터리 교체를 권유하는 이 메시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오류가 나타날 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제조사 보증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배터리 무상 교체가 가능하지만, 보증이 만료된 경우에는 상당한 배터리 교체 비용이 들어간다.

테슬라 배터리 교체 비용은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2000만원에서 4000만원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고차 구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비용이 발생한다면 소비자에게는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기차 중고차 시장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터리 수명과 관련된 불안감이 전기차 중고차 구매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증이 만료된 차량은 자칫 수천만원에 달하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며 “이런 요소를 따져보지 않고 구매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전기차 중고차 구매 시 배터리 상태와 보증 기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2021년식 테슬라 모델의 경우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