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신차를 살 돈으로 대형 패밀리카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떨까. 신차 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40대 가장들을 중심으로 중고차 시장의 ‘가격 역전 현상’을 적극 활용하는 실속형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중고차 통합 정보 포털 하이랩(Hi-LAB)이 분석한 7만 4,017건의 중고차 거래 데이터는 이 흐름을 숫자로 증명한다. 신차 감가가 충분히 진행된 2천만 원대 패밀리카를 향한 수요가 시장 전체를 움직이고 있다.
40대 아빠의 원픽, 카니발 KA4
하이랩 데이터에서 40대 남성 구매층이 가장 많이 선택한 모델은 기아 카니발(KA4)이었다. 해당 연령대에서만 2,115건이 거래되며 전체 모델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출시 후 약 5년이 경과한 2021년형(21년식) 모델이 전체 카니발 중고차 거래량의 38.4%를 점유한 점이 주목된다.
6만km 이상 주행한 차량 기준으로 2천만 원 중반대부터 안정적인 매물 확보가 가능한 시점이 바로 이 시기다. ‘신차 감가의 최대 수혜 구간’에 진입한 카니발이 패밀리카 수요를 한 곳으로 끌어모은 셈이다.
1천~2천만 원대 가성비 경합, 아반떼·쏘나타의 저력
예산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고차 시장의 매력은 더욱 선명해진다. 1천만 원대 예산에서는 현대차 아반떼 AD가 1,628건으로 최다 선택을 받았다. 사회초년생은 물론, 세컨드카를 찾는 4050세대의 수요까지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세단 시장에서는 현대차 LF 쏘나타가 1,254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신차 시장에서 단종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검증된 내구성과 1천만 원 중반대의 합리적 가격이 ‘실속파’ 소비자에게 여전히 강력한 대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이랩 데이터는 신차 대비 약 40~50% 수준의 가격에 진입한 모델들이 거래량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량 매물 품귀… 4월 시세는 하락 전망
한편 4050세대는 단순 저가 매물보다 주행거리 5만km 내외의 무사고 ‘A급’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인기 색상·풀옵션 매물은 등록 직후 빠르게 소진되는 수급 불균형도 확인되고 있다.
다만 4월 시세 전망은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 국산차 전체는 전월 대비 2.0%, 수입차는 3.3% 하락이 예상되며, 카니발과 팰리세이드 등 인기 패밀리카도 3%대 하락이 점쳐진다.
글로벌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가운데, 성수기임에도 시장 전반이 관망세에 접어든 양상이다. 반면 경차·준중형·소형 SUV 등 실수요 중심 차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제네시스가 직접 운영하는 인증중고차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