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 트럭 27년 만에 최저 판매량
전기 화물차만 시세 상승세 뚜렷
공급 부족으로 희소성 급상승
상용 화물차 시장 전체가 27년 만에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는데도 전기 화물차만큼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기 화물차의 중고 시세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전체 트럭 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전기 화물차만이 유일하게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는 배경에는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달 만에 3.4% 뛴 중고 전기 화물차 시세
케이카가 2025년도 상반기 국내 상용 화물차 시세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전기 화물차만 뚜렷한 시세 상승세를 나타냈다.
케이카의 8월 차량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기아 더 뉴 봉고III 트럭 EV 카고의 평균 시세는 1개월 만에 3.4% 오른 1540만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도 전월 대비 1.7% 상승한 189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결과다. 이달 국산 상용 화물차 전체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특히 LPG 차량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더 뉴 봉고 III 트럭 LPi 2.5 터보 카고 모델은 전월 대비 시세가 1.7% 떨어졌다. 포터2 LPi 2.5 터보 카고도 1.6% 하락했다. 더 뉴 봉고III 트럭 LPi 2.5 터보 특장도 1.7% 감소하는 등 주요 LPG 모델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27년 만에 최악 실적에도 전기차만 예외
한편 중고 전기 화물차 시세 강세의 배경에는 심각한 공급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신차 출고량이 크게 줄었다. 신모델 출시와 기능 업그레이드도 거의 없어 기존 운전자들이 신차로 교체할 유인이 낮아졌다.
특히 전기 화물차가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는 물량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형 1톤 트럭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된 1톤 트럭이 총 3만9839대로 전년 동기 5만5506대 대비 28.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IMF 외환 위기가 발생한 1998년 2만7407대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물류 및 배달 서비스 호황으로 늘었던 생계형 트럭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결과다.
조은형 케이카 PM팀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트럭 판매는 급감했지만 전기 화물차는 공급 부족으로 시세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공급 제약이 해소되지 않는 한 중고 전기 화물차의 시세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