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폭스바겐 SUV 중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티록(T-Roc)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다.

폭스바겐이 최근 공개한 티저 이미지는 옆모습만 보여주지만, 그 안에 담긴 변화는 혁명적이다. 특히 토요타와 같은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일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전략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날렵해진 실루엣, 골프 닮은 디자인

이번에 공개된 티저 이미지를 살펴보면 변화는 뚜렷하다. 기존 티록보다 C필러 라인을 과감히 깎아낸 쿠페형 스타일이 적용됐고, 전면 범퍼와 캐릭터 라인은 더욱 입체적이다.

램프 디자인도 바뀌었다. 헤드램프는 슬림한 주간주행등(DRL)을 머리띠처럼 둘렀고, 후면부 리어램프는 차체를 가로지르는 수평 LED 라인으로 통일감을 줬다.

디자인 요소에서는 최근 스파이샷을 통해 포착된 테이론(Tayron)의 영향을 일부 받았지만, 아우디 스타일의 고급스러움보다는 골프 해치백과 닮은 간결하고 스포티한 감각이 강조됐다.

하이브리드 본격화…국내 출시 가능성은?

티록의 진짜 변화는 ‘속’에 있다. 폭스바겐이 신형 티록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본격 적용한 것이다.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직·병렬 방식의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토요타와 유사한 방식이다.

폭스바겐 CEO 토마스 셰퍼는 “지역에 따라 하이브리드 도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를 언급했다. 그는 티록과 함께 골프, 티구안 등 주요 모델에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임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1.0리터 및 1.5리터 가솔린 TSI 엔진을 기반으로 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옵션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모델은 6세대 4모션(4MOTION) 사륜구동 시스템과도 결합돼 성능 향상도 기대된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시장에서도 출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배기가스 인증 체계는 가솔린 모델에 한해 미국 기준을 따르고 있어, 미국 도입 여부가 한국 시장과도 직결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티록의 전동화 로드맵도 함께 밝혔다. 유럽의 엄격한 환경 규제(유로7)에 대응하기 위해, 순수 전기 모델 ‘티록 EV’도 개발 중이다.

이 모델은 폭스바겐이 새롭게 선보이는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를 기반으로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며 배터리는 LFP·NMC·LMO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고, 레벨4 자율주행 기능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요 부진으로 단종됐던 T-록 카브리올레 모델은 이번 완전변경 라인업에는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며 신형 티록은 오는 9월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