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한다. 볼보가 오는 4월 EX90을 국내에 공식 출시하며 기아 EV9·현대차 아이오닉9이 장악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EX90은 가격 경쟁 대신 라이다 기반 안전 시스템, 800V 초급속 충전, 플래그십 수준의 실내 완성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국산 모델과 정면 승부가 아닌 ‘프리미엄 차별화’ 전략이다.
충전 판도 바꿀 800V 아키텍처 전환
2026년형 EX90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기존 400V에서 800V 전기 아키텍처로의 전환이다. 111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25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10→80% 충전에 약 30분이면 충분하다.
단 10분 충전으로 최대 249km를 주행할 수 있다. WLTP 기준 주행거리는 600km이며, 공기저항계수(Cd) 0.29로 대형 SUV치고 효율적인 공력 설계를 갖췄다.
동력 성능도 주목할 만하다. 퍼포먼스 트림은 최고출력 517마력(380kW)·최대토크 910Nm을 발휘하며 0→100km/h를 4.9초에 주파한다. 기본 트윈모터 트림은 408마력·5.7초 사양이다.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지원해 외부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루미나 라이다, 안전의 새 기준 제시
EX90의 핵심 차별점은 루프에 내장된 루미나(Luminar) 라이다다. 최대 250m 전방 보행자와 120m 앞 타이어까지 감지하며, 카메라 8개·레이더 5개·초음파 센서 16개와 통합 운영된다.
2026년형에는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500TOPS)이 탑재돼 실시간 연산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 카메라 비전 방식(테슬라 FSD 등) 대비 야간과 악천후 환경에서의 인지 안정성이 기술적 우위로 꼽힌다.
운전자 이해 시스템도 주목된다. 카메라 2개가 시선과 눈 깜박임 패턴을 실시간 감지하며, 졸음이나 부주의 상태가 지속되면 차선 내 안전 정지 후 긴급 콜센터에 자동 연결된다. 볼보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치명적 사고 위험을 최대 20% 줄이고 충돌 방지 효과를 9% 높인다.
플래그십 실내와 가격, 시장 반응이 관건
실내는 재활용 소재 노르디코를 중심으로 총 48kg의 재활용 소재가 적용됐다. 9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5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로 구동되며, 티맵이 기본 내장된다.
오디오는 기본 트림에 보스 14스피커, 상위 울트라 트림에서 바워스&윌킨스 25스피커(돌비 애트모스 지원)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2026년형에서는 파노라믹 루프가 일렉트로크로믹 방식으로 개선됐으며, OTA 업데이트를 통한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구조도 갖췄다. SPA2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3열 7인승(또는 6인승) 구성으로, 국내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 모델이 투입된다.
한편 국내 가격은 아직 미공개다. 현재 미국 2026년형 기준 트윈모터 $81,390(약 1억 2,160만 원), 퍼포먼스 $86,390(약 1억 2,950만 원)으로 볼보의 기존 XC90 판매 사례를 고려하면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낮게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내 인증 주행거리와 트림별 실구매가가 공개되는 시점이 EX90의 시장 흥행을 가를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