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자동차 산업의 이단아로 급부상한 샤오미가 전기 하이퍼카 영역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26에서 공개된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최고출력 약 1,900마력에 달하는 전기 하이퍼카 콘셉트로, 중국 기술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그란투리스모 비전 GT 프로젝트에 참여한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WEC 하이퍼카급 공력 설계와 900V 플랫폼
비전 그란 투리스모의 핵심은 극한의 공기역학 설계다. 물방울 형태의 콕핏을 중심으로 초저중심 와이드바디 자세를 취하며, 차체 하부에는 애스턴 마틴 발키리와 레드불 RB17에 적용된 대형 벤투리 터널 구조가 탑재됐다.
공기저항계수 0.29Cd, 다운포스 수치 -1.2, 공기역학 효율 지수 4.1을 기록했으며, 속도와 차체 각도에 따라 난류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액티브 웨이크 컨트롤 시스템까지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900V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정확한 출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약 1,900마력에 근접할 것으로 전해진다.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차체에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센터락 휠이 적용됐으며, 시저 도어 방식의 2인승 코쿤형 콕핏은 5개의 미니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나비형 스티어링 휠과 파노라마 HUD로 구성된다. 뮌헨·베이징·상하이 3개 스튜디오가 협업한 디자인을 리 톨위안 샤오미 EV 디자인 총괄이 총괄했다.
전기차 판매 흥행 위에 쌓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
샤오미의 하이퍼카 도전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대중 세그먼트에서 이미 입증된 판매 성과 때문이다. SU7은 2025년 한 해 동안 테슬라 모델3를 제치며 중국 전기 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어 출시한 YU7은 18시간 만에 24만 대 주문을 기록하며 수요 예측을 뛰어넘는 반응을 얻었다. 이 같은 흥행은 14억 달러 규모의 R&D 투자와 HyperOS 기반 스마트 생태계 통합이 뒷받침한 결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향후 5년간 240억 유로(약 40조 9,992억 원)를 핵심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루웨이빙 샤오미 스마트부문 사장은 “사람·집·자동차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갖춘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Xiaomi Pulse AI 시스템, XiaoAi 어시스턴트, MiMo 파운데이션 모델 등 스마트폰과 IoT에서 성공한 생태계를 자동차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게임-자동차 융합, 새로운 브랜드 내러티브의 시작
한편 비전 그란 투리스모 프로젝트 참여는 야마우치 카즈노리 폴리포니 디지털 대표가 2025년 런던 GT 월드 시리즈에서 직접 제안했다.
결국 샤오미는 51번째 비전 GT 콘셉트이자 36번째 참여 브랜드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며, 포르셰·페라리 등 전통 프리미엄 브랜드의 영역을 침범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양산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실물 1:1 스케일 프로토타입까지 제작해 공개한 점은 단순한 쇼카를 넘어선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대중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한 샤오미가 하이퍼카 이미지까지 확보한다면, 그 파급력은 판매량 수치를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