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이나 걸렸네요”…’자동차 전용’ 딱지 떼고 확 바뀌는 동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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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37년간 보행자도, 이륜차도 마음껏 다닐 수 없었던 도로가 드디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강남구 수서IC부터 서초구 양재IC까지 양재대로 5.4㎞ 구간의 자동차전용도로 지정을 2026년 3월 26일 0시부로 공식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규제 철폐 정책의 83번째 성과다. 3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쌓인 ‘법과 현실의 괴리’가 마침내 해소되는 순간이다.

법은 전용도로, 현실은 생활도로…37년간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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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대로, 26일부터 자동차전용도로 해제…37년만에 일반도로화 / 출처-연합뉴스

양재대로는 1989년 2월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됐다. 당시에는 차량 통행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 결정이었다. 그러나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도로 주변은 주거지와 상업시설로 가득 찼고, 도로 구조 자체도 크게 달라졌다.

자동차전용도로에는 원칙적으로 보도와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구간에는 이미 보도와 횡단보도가 들어서 있었다. 규정과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수십 년째 방치돼 온 셈이다.

위법 운행 강요받은 시내버스, 돌아가야 했던 이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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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대로, 26일부터 자동차전용도로 해제…37년만에 일반도로화 / 출처-연합뉴스

문제는 불편함에 그치지 않았다. 이 구간에는 버스정류장이 설치돼 있었지만,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입석 승객을 태울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시내버스는 매일 관련 규정을 어긴 채 운행하는 구조적 위법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륜차 운전자들의 불편도 컸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이륜차 통행이 금지돼 있어 배달 종사자나 오토바이 이용자들은 5.4㎞ 구간을 피해 불필요한 우회를 반복해야 했다. 규정이 오히려 시민의 일상을 옥죄는 상황이었다.

연결되는 생활권, 살아나는 지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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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대로, 26일부터 자동차전용도로 해제…37년만에 일반도로화 / 출처-연합뉴스

해제 이후 변화는 즉각적이다. 이륜차 통행이 전면 허용되고, 시내버스는 비로소 규정에 맞는 합법적 운행이 가능해진다. 횡단보도 확충으로 그동안 도로에 가로막혀 섬처럼 고립됐던 주변 상업·주거지역의 연결성도 회복된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접근성이 높아지면 유동 인구가 늘고, 그동안 도로 규제로 사실상 개발이 제한됐던 주변 지역의 공간 활용 가치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이륜차 통행금지 표지판 등 기존 교통시설물 정비와 대모지하차도 구조개선 공사를 올해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이번 양재대로 해제는 일상을 제약하던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서울의 끊어진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전환점”이라며 “37년간의 모순을 끝낸 이번 조치는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와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는 서울 교통 정책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